[사설]'치유의 숲' 조성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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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치유의 숲' 조성은 필요하다

  • 승인 2012-06-14 19:01
  • 신문게재 2012-06-15 21면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겐 정신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 자연을 통한 치유, '에코힐링(Eco-Healing)'이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다. 맨발로 흙을 밟을 때 발바닥에 느껴지는 촉감, 숲의 산소와 피톤치드를 들여 마실 때 느껴지는 상쾌한 기분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간다. 이른바 '산림치유(Forest Therapy)'다. 숲이 지닌 생리적, 심리적 치유기능에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지역마다 '치유의 숲'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유공간을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다. 당장 인기도 높은 데다 건강을 염려하는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때맞춰 산림청이 치유의 숲을 확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5000억 원을 투입해 17곳에 추가로 조성하고 또한 산림치유를 지도하는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이 가는 게 광주ㆍ전남이다.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과 장흥 편백우드랜드 등 치유의 숲을 의료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외국인 환자들에게 지역 병원 치료와 산림치유를 한데 묶어 의료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군은 '건강한 숲 피부치유센터 의료관광'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대전시가 의료관광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울 요량이라면 눈 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의료관광은 의료서비스의 질도 높아야 하지만 휴양, 레저, 문화체험 등 관광이 결합돼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외국인 환자들에게 내놓을 만한 관광자원이 마땅치 않은 대전으로선 치유의 숲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장관인 장태산휴양림, 황톳길로 유명한 장동삼림욕장, 만인산휴양림 등 인프라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남은 건 외국인 환자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시설, 무엇을 어떻게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대전시의회가 대전시가 내놓은 치유의 숲 기본계획 용역비를 전액 삭감했다고 한다. 예산안 심의는 의회의 고유 영역인 만큼 옳다 그르다 따져보기 이전에 다만 필요성을 생각해보고 긍정적인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 의료관광 차원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시민 건강을 위한 공간이 확충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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