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신규카드는 모두 743종으로 이는 한달 평균 61종이 출시된 셈이다. 또 국내 20여개의 카드사 당 평균 37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해마다 신규카드 출시는 카드사의 마케팅 영업이 주목적으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보다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혜택을 줄이면서 신규카드에 혜택을 높여 고객들을 유치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고객들은 카드혜택을 감안해 발급받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혜택을 보지 못하고 또 다시 신규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마다 기존카드 고객들에게 '전환'을 유도하면서 신규카드 발급을 꾀하는 것이다.
둔산동에 사는 박모(33)씨는 “고유가 시대에 유류할인을 받기 위해 신용카드를 발급했는데 할인 혜택이 줄어 카드사에 문의했더니 기존보다 더 나은 카드가 나왔으니 새로 출시된 카드를 발급 받으라는 상담을 받았다”며 “한번 발급 받은 카드로 혜택을 받으려고 했는데 기존 혜택을 줄이고 새로 출시된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고객의 혼란 뿐 아니라 카드사의 잇따른 신규카드 출시가 사회적비용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금융당국은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무형의 혜택을 주는 만큼 이런 혜택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초창기 신용카드는 혜택 등 세분화 기능이 없어 단순히 구매한 물건 등을 선결재 후 후불결재로 갚는 순수한 기능이었다”며 “사회가 변하면서 영화할인, 쇼핑할인 등 카드사에서 혜택을 주면서 부가적인 기능이 생겨남에 따라 고객들이 만족해 카드사에 포인트 적립 및 혜택을 없애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 출시를 하지 않으면 고객들은 예전 혜택으로만 카드를 사용, 혜택을 볼 수 없어 신규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들도 보다 다양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신규카드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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