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住)는 사람 인(人)변에 주인 주(主)를 짝지은 글자다. 사람이 일정한 곳에 사는 것을 가리켜 “거처하다”, “머물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중국 후한시대 때의 일이다. 채옹이라는 문인에게 총명한 딸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채옹이 거문고를 타는데 줄이 끊어졌다.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아홉 살 난 딸 문희가 “거문고 둘째 줄이 끊어졌습니다” 하고 말했다. 채옹은 어둠 속에서 알아 맞추는 딸의 재주에 감탄했다. 그는 다시 불을 끄고 거문고 연주를 하다가 현 하나를 고의로 끊었다. 이번에도 채옹의 딸은 몇 번 줄이 끊어졌는지 맞추었다. 이렇게 총명했던 딸이 흉노족에게 잡혀가 좌현왕과 강제로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 이후 채옹과 절친했던 조조가 그를 흉노족에게서 데려 오고자 했다. 그러나 문희는 아이들 때문에 망설이다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이들을 두고 온 마음을 달래며 “가야할지, 머물러야 할지 두 마음을 알 길이 없네(去住兩難)” 하고 악곡을 지었다. 이때부터 거주양난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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