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광 저 |
최북, 김수영, 나혜석, 유희, 황현, 서경덕, 김시습, 정인보, 최용신, 강항은 활동했던 분야는 다르지만,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 책은 이 인물들을 '상식 파괴'라는 프레임을 통해 새롭게 접근하며 신선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 후기 대표 화가 최북=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다. 중국의 자연 대신 우리나라의 빼어난 경관을 화폭에 담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에게는 '주광화사(酒狂畵師)'라는 별명이 있다. '술을 좋아하고 광기를 부리는 그림쟁이'라는 뜻이다. 이 별명처럼 그는 엄청나게 술을 마셔댔고 걷잡을 수 없는 광기를 부렸다. 특히, 송곳으로 자신의 눈을 찌른 그의 광기는 빈센트 반 고흐와 비교되기도 한다. 미천한 출생임에도 '천하의 명인'을 자처한 그는 신분 질서라는 사회적 상식을 조롱하며 광기 어린 저항을 했던 것이다.
▲상식마저 훌훌 털어버린 자유의 시인 김수영=해방 이후 가장 주목받는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대중에게는 난해하지만, 전문가들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독특한 문학 세계를 일구었다. 그는 '자유의 시인'으로 불린다.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고 이것을 시에 담았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 희생된 국내 첫 여성 화가 나혜석=조선 말에 출생해 1948년 행려병자로 비운의 생을 접은 국내 첫 여성 화가이자 문필가다.
그녀에게는 '국내 여성으로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국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유학길에 올랐고 세계 일주까지 했다. 이처럼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녀였지만 비참한 말년을 보내다가 쓸쓸히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남성 우위의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그녀의 저항을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불륜은 용서받지 못했고 잔인하게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던 것이다. 지식갤러리/이재광 지음/320쪽/1만45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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