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의 시대, Light times |
건축과 평면, 입체와 드로잉, 구조와 형상, 노동과 작업, 일상과 작업이 마주치면서 빚어낸 종이작품에는 종이가 내포한 의미의 층도 두터워 보인다. 이는 오늘날 일상이 버거운 것은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지만, 작가는 무거운 짐을 가벼운 종이로 내려놓았음을 담은 것이다. 사각이라는 평면 위에 색으로 칠해진 회화적 요소와 건축적인 형태를 가위로 오려붙이는 콜라주 행위는 관객들에게 독특함을 선사한다.
그는 노동(자르기, 붙이기 등)과 작업(콜라주, 드로잉)을 하나로 묶고 있다. 이것과 저것이 아니라 두 행위는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작업방식이자 가벼움의 실천미학이기 때문이다. 종이로 한국 현대 미술에 도전장을 내밀고, 종이작품으로 가벼워지려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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