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 후반전에서 김보경이 두번째 골을 성공한 후 동료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공] |
시원한 복수극이었다. '최강희호'가 레바논을 꺾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을 달리며 이란이 경기를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A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레바논은 3차예선에서도 한국과 두 차례 맞붙었던 상대다. 1차전은 6-0으로 한국이 대승을 거뒀지만 원정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2로 패했다. 특히 2차전 패배로 한국의 3차예선 탈락 가능성이 생기면서 조광래 감독이 전격 경질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 승리하면서 3차예선에서의 아픔을 설욕했다.
최강희 감독은 4-1 완승을 거뒀던 카타르전과 조금 변화를 줬다.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울산)을 투톱 형식으로 세우고 김보경, 염기훈(경찰청)에게 좌우 측면을 맡겼다. 기성용(셀틱)의 파트너도 감기 몸살에서 회복된 김정우(전북)로 바뀌었다. 포백라인의 오른쪽 측면도 최효진(상주) 대신 오범석(수원)이 선발로 나섰다.
초반은 움직임이 무거웠다. 전반 21분에는 기성용이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하며 구자철과 교체됐고, 전반 24분에는 레바논의 중거리슛이 옆그물을 스치고 나가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팽팽하던 승부 속에 '해결사'가 등장했다. 카타르전에서 2도움을 기록한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보경은 전반 30분 이근호의 땅볼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 레바논 골문을 활짝 열었다. 김보경의 강력한 슈팅은 골키퍼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린 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2010년 1월 잠비아와 평가전 이후 14경기 만에 터진 김보경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김보경의 선제골과 함께 흐름이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전반 36분 염기훈의 크로스에 이은 이근호의 헤딩슛이 수비에 맞고 나갔고, 전반 43분에는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김정우가 날린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아웃됐다.
후반 다시 한 번 김보경의 발끝이 번쩍했다. 후반 3분 염기훈이 하프라인 뒤에서 날린 침투패스가 쇄도하던 김보경에게 정확히 떨어졌고, 김보경은 달려들던 스피드를 이용해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오른발로 가볍게 레바논 골망을 출렁였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8분 염기훈 대신 손흥민(함부르크)을, 후반 33분에는 김정우 대신 지동원(선덜랜드)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후반 45분 이동국의 크로스가 레바논 수비수 머리에 맞고 나온 공을 구자철이 왼발로 때려넣으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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