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 사람마실 물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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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 사람마실 물마저…

도내 농작물 피해확산, 서산 ·태안 단수우려도 주민간 물싸움 잦아 '흉흉'… 입주기업 용수 '비상'

  • 승인 2012-06-12 17:49
  • 신문게재 2012-06-13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충남 도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업용수가 부족해 일부지역에서 모내기를 하지 못하거나, 농작물들이 말라죽는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에 입주한 제조업체들의 경우 공업용수로 사용할 물 부족 현상이 발생,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강수량은 197.1㎜로, 지난해 313㎜보다 크게 적고 평년(309.5㎜)의 60%에 그쳤다. 이에 따라 도내 저수지 931곳 중 71곳이 고갈됐고, 저수율 30% 이하 308곳, 31~50% 333곳, 50% 이상 219곳 등을 기록해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논 15만5157㏊ 중 15만3256㏊(98.8%)가 모내기를 완료한 반면, 907㏊는 농업용수가 부족해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 또 모내기를 마친 논 중에서도 가뭄으로 물 마름 현상이 발생해 피해가 예상되는 곳이 1260㏊에 달했다. 밭작물 중에선 파종을 마친 6만1369㏊ 가운데 1551㏊에서 시듦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말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가뭄을 해갈시킬 비의 예보도 없어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도내 일부지역의 경우 물길 확보 싸움으로 민심까지 흉흉해졌다. 서산시 운산면 고산리(73세대 148명), 신창리(158세대 360명) 주민 500여 명은 집수관정이 고갈되면서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고풍저수지는 운산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물길이 누군가에 의해 차단돼 주민간 다툼이 벌어지는 등 가뭄으로 인해 민심까지 흉흉해진 것.

서산ㆍ태안은 보령댐에서 식수를 공급받고 있으나 저수율이 고작 27%로, 이달 말까지 가뭄이 지속될 경우 단수까지 우려 된다.

시ㆍ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대형관정 굴착, 수자원공사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물이 모자라 벌어진 일”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서산 대산산업단지 입주업체와 현대파워텍 등도 공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토탈,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LG석유화학, KCC 등 5개사는 인근 대호방조제의 저수율이 10일 현재 9.8%로 떨어지자 한동안 쓰지 않았던 아산방조제와의 직통 관로를 활용하기 위해 긴급 정비에 돌입했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공업용수 부족을 호소하면서도 농업용수와 식수를 감안, 크게 내색하지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뭄 극복을 위해 319곳의 관정을 개발하고, 하상굴착과 가물막이, 간이양수장, 저수지 준설 등을 추진 중”이라며 “주민과 공무원 등 인력 7584명, 굴삭기ㆍ양수기 등 장비 2075대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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