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고 있거나 물에 잠긴 어린모나 물에 둥둥 떠 있는 모를 제자리에 잘 심어주고 일정한 간격으로 모를 심었는데 그 사이사이에 모가 심어지지 않아 간격이 넓은 곳이나 손이나 기계가 닿지 않아 모를 심지 않은 곳을 찾아 다시 심어서 채워 넣는 일을 '뜬모심기'라고 한다. 이 뜬모심기에는 모를 한 포기라도 더 심어서 많은 수확을 하고 잘못하여 농지를 조금이라도 헛되이 놀리지 않으려는 농부의 알뜰살뜰한 마음이 담겨있다. 항상 마음을 놓지 않고 모 심은 논을 살피면서 모심기하고 남은 모를 논의 구석구석에 놓아두었다가 빈 곳을 찾아서 심곤 하였다. 모내기를 잘 못하여 뜬 모를 하는 일이 많이 생기지 않도록 모내기 하는 날 일꾼들에게 모를 제대로 잘 심어 주도록 신신당부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이앙기라고 하는 모심는 기계로 심기 때문에 기계 모가 잘 심어 질 수 있도록 모판에 어린모가 꽉 차고 가지런하도록 정성들여 키워낸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마을 사람들이 몰려다니면서 손으로 하나하나 모를 심었다. 모를 심을 때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간격이 붉은 실로 표시된 못줄을 띄우고 심었다. 논 둑 양쪽에서 못줄을 띄우고 모를 다 심으면 못줄을 넘기는 일은 모심는 일꾼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안되었다. 모를 다 심지 않았는데 못줄을 넘기면 간격이 일정하지 않거나 미처 모를 심지 못해 빈곳을 남기게 되고 뜬 모를 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못줄 띠는 일은 일꾼들과 호흡이 잘 맞는 못줄 꾼이 잡도록 했다. 이렇듯 능숙한 일꾼들이 호흡을 맞춰 아무리 잘 심는다 해도 일꾼들의 깊은 발자국이 움푹 파이고 물이 고여 뿌리가 땅에 박히지 않고 물에 둥둥 뜨는 뜬 모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이 뜬 모를 그냥 두면 죽어버리고 수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모심고 나서 며칠 동안은 주의를 기울여 뜬모심기를 반드시 하였다. 큰 논에서는 혼자 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내기처럼 이웃들과 품앗이하면서 뜬모일꾼을 얻어서 뜬모심기를 하였다. 뜬모심기뿐만 아니라 놀고 있는 땅이 있으면 한 알의 곡식이라도 심어 가꾸고자 했던 농심은 오늘도 우리에게 생활의 큰 교훈이 되고 있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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