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청사가 가오동의 신청사로 옮겨가면서 원동의 옛 청사는 빈 건물만 남았다. |
“동구청사가 빠져나가도 중앙시장을 찾는 손님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장사가 안되네요.”
대전 동구가 가오동의 신청사시대를 시작한 11일 원동의 옛청사 인근 상가는 눈에 띄게 준 손님에 당황스런 하루를 보냈다.
공무원 530명이 출퇴근하고 하루 1000여명의 민원인이 수시로 오가던 원동 동구청사는 이날 텅 비었고 주변은 점심시간이 되어도 발길이 드문드문 오갈 뿐이었다.
공무원과 행정업무가 빠져나가 건물만 남은 원동청사 주변의 중앙시장 식당가가 행정기관 공백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다.
이날 원동청사 앞 한복시장 골목에서 테이블 30개 규모의 백반집인 S식당은 점심시간에 테이블 4~5개에 청국장과 김치찌개를 올린 게 장사의 전부였다.
S식당의 임모(51) 사장은 “가게가 중앙시장과 가까이 있어 구청 공무원들이 빠져나가도 장사가 유지될 줄 알았는데 행정기관이 없어진 지금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 손님도 아주 끊겼다”며 “청사 공백으로 시장상인 전체가 어수선해졌다”고 전했다.
또 원동청사 입구의 J중화요리집은 이날 점심시간에 테이블 손님 3명을 받은 게 전부였고 인근의 O칼국수집도 손님이 크게 줄어 점심시간에 4000원짜리 칼국수 7개를 팔았다.
동구의 원동청사 주변 식당 30여개가 비슷한 사정으로 중앙시장의 고객을 식당의 장래 손님으로 기대하면서도 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공백을 우려하고 있었다.
O칼국수집을 운영하는 조모(39)씨는 “1~2주 전부터 손님이 크게 줄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고 일단 상권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동구지부 박선규 사무국장은 “가오동의 신청사 주변 건물에 전세가 둔산지역을 웃돌고 있어 원동의 상인들은 신청사 주변으로 가게를 옮기지도 못하고 그대로 남아있다”며 “중앙시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행정기관이 빠져나간 게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