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80%가 가정에서 친부모에 의해 일어나고 또 3세 미만의 영유아에 대한 아동학대 가해자 69%가 친엄마라고 한다.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아동학대 관련 보도들이지만 통계수치로 확인하게 되니 새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모성거부증후군(출산한 어머니가 육아를 거부하는 증상)에 집단 감염이라도 된 것일까. 게다가 며칠전에는 TV 고발프로그램을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했다.'개인 입양'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성행하고 있는 신생아 거래. 주로 미혼모나 혼외임신으로 인해 태어난 갓난 아기들이 거래의 대상.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등장하고 아기 한 명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의 가격까지 형성돼 있다고 한다. “다른사람에게 아기를 넘길 생각인데, 병원비와 산후조리비까지 있으니 기왕이면 돈을 더 주는 사람을 찾고 있다.” 자신의 아기를 앞에 두고 매대 위의 물건을 흥정하듯 스스럼 없이 요구사항을 쏟아내던 30대 여성.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시절, 그저 내 자식이 잘 먹고 잘 살기만을 바라며 눈물바람으로 남의 집 '업둥이'로 내줘야만 했던 우리 부모세대. 그 애처롭던 모성이 그녀에게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땅의 젊은 엄마들의 모성이 병들어가고 있다. 이들에 대한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절실한 때. 육아에 지친 아내를 돕는 남편의 따뜻한 손길과 닫힌 마음을 열여 줄 이웃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모성거부증후군을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는 최고의 예방약이 될 수 도 있으니 말이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웅크린채 눈물을 훔치는 소년. 모 일간지에 실린 사진 한 장이 가슴 아픈 하루다. 가정이 바로서고 사회가 건강해져 부디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받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지 않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황미란ㆍ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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