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KAIST와는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KAIST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해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의 악몽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지난 4월 또 한 명의 학생이 자살하고 지난해부터 계속된 서 총장 퇴진 요구가 정점에 달했지만 KAIST 이사회는 구성원들에게 '대화와 고민'만을 요구하고는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올해에는 학교 측이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고 개교 이후 첫 교수들의 시위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학생들도 공부시위를 벌이며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KAIST가 속으로 곪아가고 있지만, 이사회는 그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만 밝히고 또다시 입을 닫았다.
지난 1월 서남표 총장의 특허가로채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사회(2월 2일)는 의혹을 제기한 교수평의회 의장 외 1인과 교수협의회장 외 1인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학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학교본부, 교수협의회와 교수평의회 모두에게 더 이상의 언론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 측이 서 총장의 특허가로채기 의혹을 제기 한 교수를 고소한 뒤 열린 이사회(3월 30일)에서는 특허도용 의혹 관련 학교 상황에 대한 이사들의 우려 표명과 함께 사태해결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요구하고는 이사회를 마쳤다.
그리고 4월, 또 한 명의 학생이 자살하고 교수들이 개교 이후 첫 시위를 벌이고 학생들도 총장 퇴진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를 공개하고 시위를 벌었다.
KAIST 사태를 지켜보던 총동문회도 '국민의 자랑이었던 모교의 명예가 교내갈등과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심각하게 실추된 현재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인식한다'며 이사회에 신속한 대응을 요구했다.
총동문회는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권한이 있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KAIST 이사회 산하에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을 요구했지만 이사회(5월 24일)는 '심각한 우려 표명'만 표명하고 말았다.
KAIST 사태에 대해 출연연 관계자는 “최고 결정기구인 이사회가 매번 우려 입장만 표명하고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 못 하고 있어 KAIST 사태가 더 악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내 사태에 대해 우려 입장만 표명하는 KAIST 이사회가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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