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도의회간의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삭감 예산의 상당액이 복원되긴 했지만, 이번 추경예산안 삭감은 사상 초유의 사태일 뿐만 아니라 연말 내년 본예산의 험난한 심사를 예고했다.
충남도의회는 7일 제25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제251회 임시회 당시 예결위원장이었던 선진통일당 소속 김장옥 의원을 위원장으로 새누리당 김정숙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도의회는 이날 의원총회와 정당별로 의원간담회를 통해 삭감된 예산 처리에 대한 의견조율을 벌였으나, 의원들간 견해차를 보이면서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위 소위는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도의회는 예결위를 열어 도가 제출한 제1차 추경예산안 3041억원(추가 14억원 포함) 중 346억5900만원(98건)을 삭감하는 것을 결정했다.
당초 삭감된 821억원(건소위 206억원 포함)에서 절반 이상 복원된 것.
각 상임위별로 삭감예산 조정액을 보면, 행자위 소관은 당초 237억원에서 132억4300만원(19건)으로, 문복위는 204억원에서 27억400만원(21건)으로, 농경위는 160억원에서 82억9000만원(53건)으로, 건소위는 206억원에서 102억원(3건)으로 조정했다. 또 남북교류협력기금 2억원을 살렸다.
행자위 소관에선 홍보협력관실 3건 3억5000만원, 기획관리실 6건 97억2000만원, 자치행정국 10건 31억7300만원 등이 삭감됐다.
문복위 소관은 여성가족정책관실 1건 5000만원, 문화체육관광국 14건 19억4600만원, 복지보건국 6건 7억800만원이 깎았으며, 농경위 소관은 경제통상실 13건 36억2600만원, 농수산국 34건 44억9800만원, 농업기술원 6건 1억6400만원을 삭감했다.
건소위 소관은 건설교통항만국 2건 2억원, 도청이전내포신도시건설본부 1건 100억원을 깎았다.
삭감된 예산은 전액 예비비로 증액하기로 했다.
도의회는 8일 제25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 결정된 충남도 제1차 추경예산안 처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유병기 도의장은 이날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집행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 의장은 “최근 도의원들이 요구하는 소규모 숙원사업비는 도지사가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 지역의 생활불편 민원 사업이 대부분”이라며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주민들의 생활불편 민원 사업을 예산에 반영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의회와 집행부간 명분에 집착해 실리를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역지사지라는 말처럼, 한 번 더 생각하는 큰 정치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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