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만 속이 타는 게 아니다. 충남, 충북의 각 지자체는 가뭄 극복을 위한 위기관리체제에 돌입했다. 대전시도 조경 수목 등에 대한 가뭄 대책에 나섰다. 하지만 아무리 행정력을 기울여도 5월 강우량이 평년의 10%에 그쳐 농업용수 공급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충남도내 영농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역시 이달 하순 장마 개시 시점까지가 최대 고비다.
따라서 지금은 가용 예산과 인력, 장비를 모두 투입해 농업용수 확보에 총력전을 펴지 않으면 안 될 비상상황이다. 7일 현재 진도 상으로는 천수답을 빼면 10일을 전후해 모내기가 종료될 전망이라 한다. 하지만 심어 놓은 어린모도 뿌리 활착이 어렵다. 파종기 밭작물의 생육 부진 또한 문제다.
만일 지금 관리를 자칫 잘못하면 막대한 1년 농사 피해는 불가피하다. 지역 소방서 등에서 급수 지원에 애쓰고 있지만 가뭄이 워낙 극심해 빈 독에 물 붓기 식이 되고 있다. 하상굴착, 가물막이, 들샘개발, 간이양수장, 저수지 준설 등 가능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농민 스스로 작은 용수원을 개발하면 얼마나 하겠는가.
지자체는 지역 유관기관, 정부 관련부처와도 협조체제를 긴밀히 하기 바란다. 충남도가 검토하는 도와 각 시·군, 한국농어촌공사의 합동상황실 설치도 괜찮은 방안이다. 피해 대책 사업비 지원에 정부는 인색해서는 안 된다. 하천 굴착 등 비상 급수대책에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아낄 물도 없는데 ‘절수영농’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가뭄으로 주먹구구 같은 치수관리의 실상을 또 여실히 보여줬다. 태안, 당진, 서산, 보령, 부여 등에 비해 그나마 낫다는 홍성군 저수율이 평균 22%대에 불과한 데서도 드러나는 허점이다. 3, 4월에는 평년의 97% 수준의 비가 내렸는데도 이 지경인 것이다. 이달 20일까지 충남에 100㎜ 이상의 비가 와야 한다며 하늘만 쳐다보는 식의 패턴을 언제까지 반복할지 참으로 답답하다.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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