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부도박, ‘중독증’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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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부도박, ‘중독증’이 문제다

  • 승인 2012-06-07 18:59
  • 신문게재 2012-06-08 21면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주부도박단이 무더기로 또 적발됐다. 지난 4월엔 공주 펜션에서 도박을 하던 주부들이, 1월엔 부여 농촌 빈집을 빌려 도박판을 벌인 주부 18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거의 두 달에 한 번 꼴로 적발되고 있는 셈이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정파탄의 주범이자 망국병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것은 여간 개탄스럽지 않다.

충남지역 빈 창고와 전원주택 등을 돌며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인 일당은 이른바 ‘전국구’였다. 지역 모집책을 동원해 수도권, 전라권, 청주, 서산, 당진 등지에서 꾀어낸 주부들을 실어 날랐다. 도박단 53명 중 40명이 이들 주부들이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가담한 정황이 포착돼 조직적인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자금줄이 막힌 조폭들이 폭력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부들을 도박판으로 꾀어내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주부들이 왜 도박에 빠져드는지 따져봐야 한다. 불황에 일확천금을 노린 한탕 유혹으로 도박에 빠져 든다는 맞지만 너무 단순한 분석이다. 이번에 붙잡힌 도박단 53명 중 도박 전과자가 36명으로 재범률이 68%나 된다. 도박에 중독돼 끊지 못하는 것이다. 재미삼아 시작했다가 중독증에 빠지면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게 도박이다.

우리 사회의 도박 중독 현상에서 정부도 자유롭지 못하다. 경마에서부터 경륜과 경정, 강원랜드에 이르기까지 도박판을 합법적으로 차려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 도박을 사행산업으로 미화하기보다는 심각한 부작용을 막는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 역시 도박 중독자의 치유프로그램을 활성화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전문가들은 주부도박은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족 간 진솔한 대화, 관심,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도 엄청난 부를 챙기는 일부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의 행태에 대한 반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큰 것도 도박 중독 확산의 원인이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도박행위는 모두 단속해야 하겠지만 주부도박은 더 철저히 막아야 한다. 주부가 흔들리면 가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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