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둔산동 아파트 화재현장을 정밀감식 중인 소방사ㆍ국과수 요원들. |
첫날 화재가 발생한 이후 거주자들이 문을 잠가두고 모두 집을 비운 사이 같은 집에서 또 다시 화재가 발생, 피해가 커졌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차 화재 발생 이후 전기가 차단됐고 집안에 사람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잔불정리가 미흡해 재차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민과 경찰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소방당국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 아파트 12층 A(61)씨의 집에서는 지난 4일 오전 10시 41분께 첫 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불로 집 내부 70㎡와 가재도구 등이 소실돼 2364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불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당시 소방당국은 화재원인을 안마기 전기배선의 합선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A씨 가족은 피해가 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에 응한 뒤 출입문을 잠그고 집을 비웠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새벽 3시 23분께 이 집에서는 또 다시 화재가 발생, 집 내부 155㎡와 집기류가 소실되며 소방서 추산 529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2차 화재는 새벽 시간 대 발생하면서 A씨 집은 물론 위ㆍ아래 집에까지 피해가 확대됐다.
경찰은 2차 화재의 경우 전기적 원인이나 사람에 의해 발생 가능성이 없는 상태이므로 1차 화재 발생 시 잔불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정확한 화인이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 7일 오전 소방당국과 합동으로 조사를 벌였으며, 이달 말께나 감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A씨 가족들은 “지금으로 봐서는 잔불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 말고는 다른 원인을 생각하기 힘든데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소방서에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장 화재 원인이나 책임소재가 밝혀지기 전까지 아무런 대책도 보상도 기대하기 어려워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구현 서부소장서장은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안된 만큼 신중히 지켜봐야할 문제”라며 “당시 최선을 다해 진압했고 2차적으로 화재가발생할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던 만큼 난처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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