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이 20년동안 가꿔온 천안시 북면 벚꽃 가로수가 수해상습지 개선공사를 이유로 이식된 후 관리소홀로 말라죽어 주민반발을 사고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벚꽃이 만개한 북면 가로수 길의 모습> |
7일 천안시 북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단협의회는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의 밀어붙이기식 공사에 대해 집단행동에 앞서 각계에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주민 대표들은 충남도가 지난해 5월부터 39억여원을 들여 병천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를 벌이면서 마구잡이 공사로 지역 명물인 벚나무 가로수길을 망가트리고 모른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곳은 북면 매송리 800m 구간으로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는 이곳에서 23~25년생 벚나무 110여 그루를 캐내 인근 임야에 임시로 이식했다.
이식한 벚나무는 관리소홀로 이중 50여 그루가 말라 죽어 버렸으며 나머지도 절반가량이 죽어가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민섭 북면 이장협의회장은 “주민들이 애지중지 키워오던 벚나무를 분도 뜨지 않고 굴착기로 무지막지 캐내더니 절반이나 죽었다”며 “결국 벚나무를 옮겨 심지 않기 위해 일부러 말려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천안시 북면 가로수는 주민들이 1993년부터 병천천을 따라 연춘리~매송리(시도 22호), 매송리~운용리(국지도 57호) 16㎞ 구간 왕복 2차선에 7년생 왕벚나무를 심어 그동안 가꿔왔다.
이곳의 벚나무 가로수는 맑은 계곡과 어울려 굽이굽이 화사한 꽃 터널을 이뤄 봄 정취를 만끽하는 드라이브객과 자전거 동호인들의 라이딩 코스로도 인기를 끌어 왔다.
하지만, 수해상습지 개선공사에서 도로 선형을 바로 잡는다며 갓길을 지나치게 좁게 만들어놔 벚나무를 심을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이상돈 북면 주민자치위원장은 “내년부터 벚꽃가로수 축제를 열기로 했는데 중간에 이빨이 빠지듯 가로수를 심을 수 없게 됐다”며 “가로수 복원을 요구하는 주민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 관계자는 “도로 선형을 직선으로 잡다보니 갓길이 좁아졌다”며 “사전에 천안시와 협의를 했을때 가로수에 대한 명확한 처리기준이 없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로수를 한꺼번에 옮겨 심기위해 이식을 했지만 일부가 죽었다”며 “죽은 가로수만큼 다른 나무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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