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ㆍ시민구단 입지… 두마리 토끼 잡는 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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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강화ㆍ시민구단 입지… 두마리 토끼 잡는 데 주력”

체육기자에서 프로축구단 대표이사로… 이적시장서 공격수ㆍ미드필더 2명 영입 이츠대전 국제축구대회는 '대전시민 축제'… 홈팬들에게 즐거움 줄 수 있는 경기 되길

  • 승인 2012-06-07 14:21
  • 신문게재 2012-06-08 12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인터뷰-전종구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 전종구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 전종구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사내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 11월 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고개에서 태어났다.

또래 아이들보다 뜀박질을 잘한 사내는 그리 부족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대전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내는 반짝이는 별 4개를 어깨에 다는 '육군대장'을 꿈꿨다.

그러다 1973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뒤 꿈을 전향(?)한 사내는 언론인을 꿈꿨다. 그리고 1977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사내는 지금도 가장 기뻤던 일을 이야기하라고 할 때면 '중앙일보 입사'라고 대답한다.

중앙일보 싱가포르 특파원과 사회부, 체육부, 전국부 등을 거쳐 중부권 취재 및 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30여년 간 언론계에 몸담았다.

스포츠 기자, 그 중 축구 담당기자를 오래한 사내는 1997년 대전시티즌 출범 당시 감독 등 코칭스태프를 추천 의뢰를 받아 자문했고, 실제 상당수 반영되는 등 인정을 받기도 했다.

후배들에게는 의리있고, 정이 많은 선배로, 또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사내는 언론인 생활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고향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욕에 넘쳐 2006년 지방선거에 중구청장 후보로 나섰지만, '정치에 2등은 없다'는 뼈저린 결과를 체험했다.

그리고 출범부터 직ㆍ간접적으로 간여했던 시티즌이 시민구단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차에 5년 전 대표이사 공모가 나와 응모했지만, '300대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다소 황당한 자격요건 때문에 또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2012년 5월 또 다시 대전시티즌을 위해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 첫 공모에서 적격자가 없어 다시 진행된 대표이사 공모에 참여해 결국 쇠락해가는 시티즌을 일으킬 기회를 얻었다.

바로 전종구 대전시티즌 대표이사의 이야기다.

지난 4일 오전 11시 대전월드컵경기장 대표이사실에서 만난 전종구 대표이사는 환한 하늘색 계열 캐주얼 정장과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털털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제멋대로 접힌 옷을 가다듬어 달라는 사진기자의 요청에 멋쩍고, 소탈한 표정을 짓던 전 대표이사는 시티즌 얘기가 나오자 이내 표정이 굳어지며 열정적인 연설가로 변했다.

- 취임 소감을 우선 듣고 싶은데요.

▲대전시민의 사랑과 성원을 받는 프로축구단의 사장이 돼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시티즌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모든 인적ㆍ물적자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 시티즌에 대해 프로축구단으로서, 또 시민구단으로서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 주십시오.

▲지금 시티즌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제 겨우 꼴찌에서 벗어났고, 관람객도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줄었어요. 최근 성적이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관람객도 좀 증가했는데요. 시민과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시티즌은 지역 주민들의 향토애 정신으로 바탕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좀 전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구단으로서 시민들과 호흡하고 다가서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그동안 팬과의 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다수의 팬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만족시켜주고, 그 결과로 팬들의 흔들림 없는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단기적인 여론과 팬심을 위한 소통이 아닌 진정성이 담긴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과의 소통에 노력하겠습니다.

- 최근 상승세를 타고는 있지만, 팀 전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여전한데요.

▲우리 팀이 객관적으로 최고의 전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고참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면서 전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 대해선 코칭스태프ㆍ전력강화팀과 협의해 7월 추가 선수 등록 기간에 보강할 겁니다. 더불어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집중할 것입니다. 우선 현재 공격을 원톱체제로 가는데 용병 케빈을 지근거리에서 뒷받침하는 투톱체제로 가기 위해 1명을 보강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1명도 보강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유상철 감독에 대해선 최근 경질설까지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이와 관련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시즌 초반 성적이 부진하자 감독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들이 많이 나왔지만 팀 경기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5월 이후부터 좋은 성적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감독 경질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를 믿고 올 시즌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 팀 전력 강화를 위해선 우수 선수 영입이 절실합니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실 건가요.

▲가용 예산과 추경, 서브 스폰서 그룹 등 올해 총 30억원의 예산이 확보돼 있습니다. 우선 이를 활용해 우수 선수를 확보하고, 언론사 축구팀장 등으로 재직하며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겁니다. 일방적으로 후원받는 것을 벗어나 상호 보탬이 될 수 있는 후원사를 발굴할 겁니다. 또 지역 내 이익단체, 직능단체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시티즌이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노력과 함께 마케팅이 병행돼야 하는데요. 여러가지 구상이 많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선 어린이 관람객이 중요해요. 어린이가 유료로 입장하면 동반 부모는 무료로 입장하는 등 가족단위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전월드컵경기장을 과학도시 대전에 어울리는 첨단 축구놀이동산으로 발전시켜 가족들이 꼭 찾고 싶은 나들이 장소로 만들고자 합니다.

- 선수들의 승리수당 등에도 변화를 주는 구상을 갖고 계신다던데요.

▲현재 한 게임등 승리할 경우 7000여 만원, 무승부일 경우 3000여 만원에 달하는 수당이 나갑니다. 수당체계를 무승부는 없애고, 승리수당을 올리는 방안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츠대전 국제축구대회가 9일 있는데요.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하던데요.

▲이츠대전 국제축구대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대전시민의 축제입니다. 이번 경기는 리그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잃지 않고 낯선 팀과의 만남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선경기인만큼 치열한 접전보다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펼치길 기대합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지혜롭게 경기를 풀어가겠지요.

- 평소 유 감독과 선수들에게 강조하거나 당부하시는 말씀이 있나요.

▲선수단 뿐만 아니라 프런트 모두에게 변화와 희망이라는 두 단어를 마음에 새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시티즌이 지금의 위기를 헤치고 나가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 두 단어가 절실합니다. 5월 홈 연승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성장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희망이 느껴집니다. 이 마음가집을 꾸준히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축구팬, 그리고 대전시민 등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나요.

▲시티즌은 열성적인 팬들의 지원, 시 당국의 헌신적인 지원, 투지 넘치는 선수단의 열정 등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티즌은 영원한 시민들의 자산입니다. 앞으로 성장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시민 여러분께서 많은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전 대표이사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는 순간까지 시티즌에 대한 구상을 토해내는 등 극성맞을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감히 얘기하지만 나는 준비된 사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스포츠는 물론, 언론계에 있으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시티즌을 반석에 올리고 싶다. 그리고 아까 얘기하면서 잠시 잊어버려 말 못한 게 있는데 홈 경기는 3경기 중 2경기는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표이사는 구깃구깃한 옷 매무시를 다듬을 정신도 없이 시티즌을 살리기 위한 고민 삼매경에 빠져 있을 것이다.

대담=오주영 문화부장ㆍ정리=최두선ㆍ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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