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근 대전시 식품안전과장 |
포도를 발효시킨 와인(wine)은 영어식 표현이고 프랑스어는 뱅(Vin)이다. 원시시대에는 포도를 따서 그대로 방치하면 포도껍질의 하얀 점이 효모(Yeast)로 작용하고 발효되어 와인이 되었다. 근세에는 포도를 수확해 처녀들이 맨발로 포도를 으깨어 발효를 시키고 숙성된 포도주를 오래 저장하면 알코올과 향의 조화로 맛있는 포도주가 된다.
식전에 먹는 것은 테이블 와인이고 식후에 먹는 와인은 디저트 와인이다. 프랑스에서는 집을 지을 때 포도주를 묻은 후 집의 수명(최소 100~300년)이 다한 후에 집을 헐고 집 아래 저장된 포도주를 팔면 목돈이 되어 집을 새로 건축했다는 일화도 있다.
국산와인이 정식으로 생산된 것은 우리지역인 대전이었다. 1968년 서구 월평동 해태주조(현재 신신농장 길 건너편 )에서 만든 '선 리프트와인'과 '노블와인'이 생산되었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필자는 발효공학에 관심이 있어 졸업 후 해태주조에 입사할 생각에 당시 대전주정(선화동 현대아파트자리)에서 실습을 한 경험도 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 3국의 손님을 맞이하는 문화를 비교하면 중국은 요리를, 일본은 차를, 우리는 술상을 내왔으며, 식탁에 오르는 반찬 대부분이 안주와 관련이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민족이 음주가무에 능해 지금도 동네 곳곳에 노래방이 많고 주점이 즐비한 것도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와인은 단순히 술 이상의 존재감을 갖고 있다. 무역을 하는 분들에 의하면 외국의 파티에 초대되면 국적, 인종, 종교,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주로 등장하는 것이 와인이라는 것이다. 유명한 와인을 꺼내면 너도나도 맞장구를 치면서 대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바로 외국인과의 교류라는 측면과 와인을 매개체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칠레, 미국과 FTA를 체결하여 경제 영토를 확장시켰고 역동적인 한류문화를 전 세계에 파급하고 있는 중이다.
2011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의하면 우리시 음주율은 전국 평균(59.3%)보다는 조금 낮은 수치인 58.9%로 나타났지만 시민보건증진을 위해서는 절주를 생활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강은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즉 술은 마시는 습관에서 즐기고 음미하는 습관으로 전환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와인의 부가가치를 본다면 첫째, 술 문화를 즐기는 문화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살아가는 날은 짧고 죽어가는 날은 길다'라는 말이 있다. 이 의미는 노년에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많이 겪는다는 뜻으로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둘째, 단일화된 세계에 외국인과의 교류를 활성화 하고 와인을 통해 우리나라 음식 특히, 한식의 우수성과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는 10월에 대전시에서 개최하는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대전시는 2012 세계조리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음식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해부터 개최된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연대회, 올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소믈리에 경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만큼 2012대전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최고의 스타 셰프들이 만든 맛있는 요리와 명품 와인, 우리나라 전통주가 어우러지는 환상의 축제로 참가자들의 오감을 사로잡고 와인과 음식이 어우러지는 멋진 향연이 사흘 동안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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