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와 아산시의 택시업계가 생존권 사수를 내세워 택시사업구역에 대한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천안과 아산의 대립은 영업구역과 관련한 합의서를 아산이 지켜지 않자 국토해양부가 직권조정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조정안에 대해 천안이 반발에 나서 또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될 전망이다.
양 도시의 택시업계는 상경집회와 1인시위 등 명분으로는 시민불편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업계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이들의 밥그릇 싸움에 시민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천안, 현사업구역 유지= KTX천안아산역 택시사업구역 천안대책위원회는 5일 천안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집회에 대한 결과를 설명하며 “원점 재검토”를 밝혔다.
허정호 천안시 법인택시협의회장은 “집회에서 국토해양부 종합교통정책관 면담을 했는데 '천안과 아산 합의에 의한 조정이 이뤄지도록 조정기한의 연기와 현 사업구역 유지를 원할 경우 조정안을 재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무엇보다 시민 편의가 중요한 만큼 불편이 없다는 전제하에 현행 운영방안을 유지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천안에서 원할 경우 사업구역 조정 대신 종전방식대로 운영될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초 천안시와 아산시 경계에 위치한 KTX천안아산 택시영업권과 관련 역사 주변을 우선 통합하고 6개월~1년 기간이 경과한 뒤 양측 지자체의 전체 사업구역을 통합하는 직권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천안지역 택시업계의 이 같은 방향선회는 시민불편을 내세워 택시사업구역 조정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다 전체 통합으로 진행되자 이를 피하려는 꼼수로 지적받고 있다.
천안 택시업계는 아산과 전체 통합이 이뤄질 경우 사납금과 속칭 번호판 프리미엄에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천안은 개인택시 면허(번호판) 프리미엄이 1억2000만원에 달해 아산보다 20%가량 비싼것으로 알려졌다. 법인택시 사납금도 대당 하루 5만여원이 높아 전체통합은 업체들이 꺼리고 있다.
▲아산, 전체통합 희망=천안과는 반대로 아산 택시업계는 양시간의 전체 통합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산ㆍ천안 택시사업구역 통합은 지난달 2일 국토부 주관으로 택시사업구역 조정관련 공청회에서 “천안ㆍ아산 사업구역 전체통합이 여러가지 장점이 많아 최적의 방안”으로 발표됐다.
지역 운수업계도 이 같은 전체통합을 희망하고 있다. 그동안 수 년째 양시의 택시업계 갈등에 대해 시민편익이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전체통합 불가피론을 펼쳐왔다.
아산시는 또 유사한 형태로 광명시와 서울 구로구, 홍성군과 예산군의 통합사례에서 보았듯 사업구역 통합이후 이용객 편익과 택시 종사자 수입증대를 이끌 상생방안으로 환영하고 있다.
아산시는 2010년 택시요금 인하(3.7%)와 시계외 할증요금제를 폐지해 천안과 요금체계를 맞춘 반면 천안시는 아직도 KTX천안아산역 이외의 지역은 시계외 할증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지역 택시를 타고 아산방면으로 이동할 경우 운행요금의 20% 할증이 추가로 발생한다. 따라서 양 도시의 시민들은 사업구역 전체 통합을 찬성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산지역 택시업계도 천안과 운수사업구역 통합이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사납금 인상과 번호판 프리미엄 인상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천안과 아산시는 2004년 KTX천안아산역 역사명칭으로 갈등이 시작돼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택시 사업구역 통합을 통해 양 도시의 갈등의 골이 풀렸으면 하는 시민들 바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안=맹창호ㆍ아산=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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