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대흥동 쌍리갤러리에서 만난 그는 청량감이 묻어나는 초록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벽에 걸린 작품들에서도 그가 지닌 소년의 감성이 묻어났다. 사실 그는 불편한 몸과 마음을 견디며 그림을 그려왔다.
그림을 봐서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지체장애 3급이다.
우송공업대 입학 직전인 1987년 3월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마음속 깊이 묻어뒀던 그림에 대한 열망을 끄집어냈다. 불편한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남들보다 두 세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하루 서너 시간 쪽잠을 자거나 밤을 꼬박 새우며 오로지 화폭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그림은 그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였던 그림에는 아무런 편견도 장애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작가는 “나 자신의 내면과 싸움을 하고,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 사진은 전병석씨 작품 '사랑가' |
그의 작품은 티 없이 깨끗한 감성과 따뜻한 사랑을 담아 세상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대중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작품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2마리의 새는 우리에게 즐거운 미소를 자아내는 사랑가를 들려주는 듯하다.
아름다움이 가득한 작품에서 피폐한 현실의 이미지와 대조되며 돋보이는 따스함은 작가 전병석만이 그려 낼 수 있는 동화 같은 순수함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나지막하지만, 또박또박 힘주어 “어렵고 철학적인 그림이 아닌 대중들에게 편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림에 대한 오랜 열정을 2003년 4월 생애 첫 개인전에서 풀어낸데 이어 벌써 4번째 여는 개인전이다. 전병석 작가의 개인전 '사랑하면(面)'은 대흥동 쌍리갤러리에서 오는 9일까지 열린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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