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요인 사전 차단을 목적으로 공ㆍ폐가 일제수색이 5일 오후 동구 성남동 일대에서 실시돼 동부경찰서 기동대원들과 대전역지구대 순찰팀원들이 빈집을 찾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5일 대전동부경찰서와 동구청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진행한 '소제동 공ㆍ폐가 일제수색'에서 수년째 방치된 주거환경개선사업지역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대전지방경찰청의 기동대원 50여명이 벌인 일제 수색은 꼬챙이로 폐가의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절반은 무너진 집에 범죄흔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소제새마을금고 뒤편의 한 빈집에서는 페인트가 모두 벗겨져 비스듬히 기운 담장 넘어 들어가자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방에 버너와 침구가 발견됐다.
마당에 무릎까지 자란 잡초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가재도구는 이곳이 관리자가 없는 빈집임을 보이고 있었지만, 몸만 빠져나간 듯한 이불보는 반대로 누군가 지내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현장을 함께 수색한 한 경찰관은 “이사하더라도 빈집에 수도와 전기를 단수단전해야 하는데 이집은 그렇지 않아 누군가 거주하는지 다시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우산도 펼 수 없는 좁고 경사진 골목은 서로 마주한 주택 10채 중 4채가 빈집이었다. 철문은 굳게 닫혀있으나 담장이 무너져 빈집에 대한 출입통제는 사실상 어려워 보였고 검은 봉투에 칭칭 감긴 쓰레기와 소주병만 흩어져 있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성호숙(50ㆍ여)통장은 “오늘은 여러 명의 경찰과 대낮에 왔으니 아무렇지 않게 수색했지만 한밤에 빈집이 이어진 골목에 혼자 지나간다는 것은 공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때문인지 빈집과 담을 마주한 주택에서는 예외 없이개를 키웠고 골목은 작은 발소리에 놀란 개가 짖는 소리에 쩌렁 울렸다.
2004년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를 추진해 2006년 5월 결정고시된 소제동은 개발제한에 묶여 기반시설에 재투자도 없이 6년간 허송세월을 보냈다.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주민등록 인구가 51%(2160명) 감소하며 집계된 빈집만 70여채에 달하는 대전의 대표적 빈집 밀집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이날 경찰과 구청의 합동수색을 지켜본 주민 서동철(67)씨는 “어쩌다 한번 수색할 게 경찰이 평소 순찰을 도보로 돌아줬으면 좋겠고 지자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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