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인터넷(게임) 중독이 청소년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및 대책' 심포지엄에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인터넷(게임) 중독 관련 주요이슈 및 정책방향'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인터넷과 게임의 중독이 알코올이나 마약 등 화학물질로 인한 중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게임 중독, 알코올ㆍ마약중독과 같다=김 교수는 정도 이상의 쾌락을 느끼면 인간의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 쾌락의 강도가 줄어들면 수용체들은 더 많은 도파민을 달라며 아우성을 치게 되고 결국 금단증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물질이나 행동에 대한 내성이 생겨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초기의 긍정적인 감정이 점차 부정적인 갈등으로 변질돼 대인관계나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중독자의 내면에도 갈등이 생겨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알코올ㆍ담배 같은 화학적 자극과 도박ㆍ쇼핑처럼 돈과 관련된 행동에 의해서만 중독의 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기존의 중독과 다르지 않다.
게임 중독자에게 인기 온라인 게임의 몇몇 장면을 보여주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활동을 촬영하자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쳐다봤을 때처럼 혈류량이 증가하며 격렬한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뇌 반응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자녀가 특정한 행동을 보인다면 인터넷ㆍ게임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실 생활보다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더 친한 '가상관계 선호' △게임을 못 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게임을 시작해야 자신감이 생기는 '기형적 도취감' △게임 때문에 생활이 불규칙해지거나 건강이 나빠지는 '부정적 신체증상 발생' △1분만 더, 한 판만 더 등 게임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통제 실패' △공부나 다른 일을 하기 전에 게임부터 하고 생활에서 집중력이 저하되는 '일상생활 방해' 등이 증상이다.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중독보다 심해= 행정안전부ㆍ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3월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인터넷 중독률은 7.7%로, 2010년 (8.0%) 에 비해 다소 완화되었으나 고위험군 중독자는 1.7%, 2010년 (1.4%) 로 0.3%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동의 중독률은 7.9%,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0.4%, 성인의 인터넷 중독률은 6.8%로 나타나, 유아동과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이 성인보다 높다.
일반사용자는 주로 뉴스검색 (43.0%) 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반해 인터넷 중독자는 주로 온라인게임 (41.3%) 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 이는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의 밀접한 관련성을 시사하고 있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33%가 온라인 게임을 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연령대별로는 유아동 69.4%, 청소년 54.0%의 온라인 게임 이용률이 성인 23.8%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아동ㆍ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이 성인보다 더 높을 뿐 아니라 유아동ㆍ청소년의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과의 연관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또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10대 (11.4%) 와 20대 (10.4%) 의 중독률이 30~40대보다 높았다.
10대의 경우 2.2%가 20대의 경우 1.2%가 고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어플리케이션)는 비약적으로 발전, 스마트폰은 뛰어난 접근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 쉽게 인터넷 (게임) 에 노출되도록 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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