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 무섭게 똑똑해졌다

피해자 휴대폰 도용 등 보이스 피싱 '지능화'

보이스피싱 범죄수법이 범행대상 휴대폰 번호까지 도용하는 등 지능화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일 오전 10시께 천안시 백석동 M공장의 부사장 이모(57)씨는 간부회의중 자신의 부인으로부터 “딸이 납치됐다”는 긴박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일체 불상의 남자가 딸의 핸드폰 전화번호로 “딸아이를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며 협박을 했고 이에 놀란 이씨의 부인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남편에게 전화했다.

이씨는 자신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서 수업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보이스 피싱임을 알게 됐다. 이씨는 “범인들이 가족의 인적사항을 어떻게 알고 부인의 휴대폰으로 딸의 전화번호로 통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보이스피싱 수법이 지능화돼 누구든지 속을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앞서 지난 달 31일 오전 10시 28분께 천안시 쌍용동 A금은방 업주 강모(57)씨도 “딸을 납치하고 있다. 지금 10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강씨는 함께 있던 지인의 112신고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당황하지 말고 112신고나 가족의 안전을 먼저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