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호(25ㆍFC바젤ㆍ사진 오른쪽)가 31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페르난도 토레스(28ㆍ첼시)와 볼경합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스페인에 1-4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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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승리를 바란 경기는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 스페인과는 객관적인 전력의 격차가 컸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은 보여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희호는 31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무릎을 꿇었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나온 김두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영패는 면했지만 경기 내내 끌려가는 모습은 분명이 아쉬웠다. 특히 짧은 패스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인 상대의 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불안한 포백, 박주호만 빛났다=경기 내내 한국의 포백은 불안했다. 짧은 패스로 무장한 스페인은 그야말로 자유자재로 한국을 유린했다. 스피드가 특별하게 빠른 것도 아니었지만 한국은 무기력한 대응에 그쳤다. 결국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상대인 카타르를 대비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조용형(알 라이안)은 계속해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후반 7분에 나온 사비 알론소의 페널티킥골도 상대의 슈팅을 막던 조용형의 핸들링 파울이 시발점이다.
다만 이영표(밴쿠버)의 대표팀 은퇴 이후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됐던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꿰찬 박주호(FC바젤)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이미 일본에 이어 유럽무대에서도 기량을 검증 받은 만큼 '포스트 이영표'가 될 자격을 충분히 선보였다.
▲'슈팅 0' 아쉬움 남긴 지동원='붙박이 주전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의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한국이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꺼낼 수 있는 최전방 카드는 지동원(선덜랜드)뿐이었다. 이동국(전북)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고 뒤늦게 합류한 탓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도 박주영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대신했던 지동원이었기에 최강희 감독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지동원에게도 스페인의 벽은 높았다. 후반 13분 이동국과 교체되기 전까지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지동원에게 스페인과의 경기는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동원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지동원보다는 이동국이 중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기대감을 높인 김진현의 데뷔=스페인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것은 주전 수문장 정성룡(수원)이 아닌 신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었다. 정성룡이 훈련 도중 경미한 부상을 당하면서 김진현이 출전 기회를 얻었다.
하필 A매치 데뷔전의 상대가 '무적함대' 스페인이었다는 점에서 김진현이 내준 4실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많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김진현은 경기 내내 수 차례 선방을 선보이며 선배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쉬운 모습도 분명했다. 한국의 세 번째 실점에서 수비진의 틈을 노린 상대의 슈팅을 막지 못한 부분은 김진현의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리그 경험은 많지만 대표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에서 김진현의 약점은 앞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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