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를 알면 세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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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를 알면 세태가 보인다

'건강이 최고' 헬프(Healp)족… '난 소중하니까' 그루밍(Grooming)족 가치관·소비트렌드 반영… 구직활동 포기 니트족 등 제침체 반영도 줄이어

  • 승인 2012-05-31 17:54
  • 신문게재 2012-06-01 5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족(族)', '△△족', 'XX족'….

생활패턴과 사회 현상이 복잡다단해지면서 갈수록 다양하고 무수한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부분 사회적 트렌드와 세태를 반영하는 것들로, 새로운 사회적 풍속도를 읽어 볼 수 있는 말들이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변화된 사회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들도 적지 않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헬프(Healp)족', '그루밍(Grooming)족' 등이 뜨고 있다. '헬프'는 '헬시(Healty)'와 '프리미엄 푸드(Preamium Food)'의 합성어이며, 건강을 위해 유기농이나 고가의 식료품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층을 일컫는 말로 식료품 업계에서는 이들이 주요한 고객층이 되고 있다.

또 '그루밍족'은 마부(Groom)가 말을 말끔하게 꾸미는데 빗대어 만들어진 신조어로, 자신을 가꾸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이미 뷰티·미용업계에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생활패턴과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주는 말들도 있다.

'다운시프트족(Downshifts)'이나 '네스팅(Nesting)족', '우피족(Woopies)', '통크족(Tonk:Tow Only No Kids)'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운시프트'는 자동차를 저속 기어로 바꾼다라는 의미로 고소득이나 빠른 승진보다 소득이 적더라도 여유있는 직장생활을 즐기며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젊은 층을 빗댄 것이며, '네스팅족'은 '새가 둥지를 짓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돼 돈이나 명예 같은 사회적 성공보다 가정의 화목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모두 가치관의 변화를 읽어 볼 수 있는 신조어들이다.

또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의 경제력으로 노후를 즐기는 노년층을 일컫는 '우피족'이나 '통크족'이 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사회 현상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취업난이나 실업 문제 등 조금은 암울한 사회상을 반영한 신조어들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니트족(Neet)'이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족(Freeter)', 취업난 속에 대학 졸업을 미루는 '둥지족'이나 부모로부터 자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 등은 이미 일반화된 사회 현상이 돼 버렸다.

여기에 최근에는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메뚜기족', 돈을 벌기 위해 결혼을 늦추면서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파라싱글족(Parasite+Single)',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조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배터리족'도 생겨나고 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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