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국전통시장학회장, 한남대 교수 |
대학이란 전문적 지식의 연구보다는 보편적 지식을 가르치는 장소로 변한 지금은 지식의 증진과 연구 보다는 지식의 보급과 확산을 중심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기관이란 의미로 바뀌었다. 상인대학의 책임교수로 변한 필자가 요즈음 새로운 형태의, 새로운 대학의 모습을 보고 있다.
상인대학은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의 합작품으로 2006년 첫 도입되어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을 거쳐 축소되어 가는 전국의 시장에 활력소를 넣어 나름대로 시장상인들의 의식과 상인회의 리더십과 기업가정신함양에는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작년의 문창시장과 부여시장, 강경시장을 거쳐 올해에는 대전에는 도마큰시장과 대구의 서변시장, 불로시장, 송라시장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평균연령은 55세이므로 입학식에는 40대의 중년부터 50대의 중장년, 70대 이상의 노년층의 상인들이 참석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상인교육 이라는 공동목표로 모여서 초기에는 약간의 갈등을 겪지만 업종이 다른 상인을 이해하고 나이가 다른 상인층들을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대부분 현재 모든대학은 반값 등록금 등의 문제로 복잡한데 상인대학 여러분은 국비장학생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임해주시기 바란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분들의 교육은 새로운 가치관과 교양, 그리고 젊은층과의 소통에 필요한 지식을 중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있게 하지 않으면 안되고 그렇다고 재미위주로 하자면 교양, 지식면에서의 상인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대로 혼합형으로 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중에 6학년 5반(65세)인 아주머니 학생이 카카오톡을 배웠다며 여러 가지 상인대학의 좋은점과 수정해야할 점을 전한다. 너무나 교육내용이 딱딱했다거나 재미는 있는 강의였지만 배울점이 없었다든지 하는 내용, 어느학생이 지각을 너무 많이 한다든지의 내용 등을 보내지는 것을 보면 일반 교육기관과 다를바 없다. 졸업식에는 웃지 못할 풍경이 벌어진다. 아들, 손자, 며느리들이 졸업식을 축하하기위해 참석하여 5살정도의 손자손녀들이 꽃다발을 증정할 때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이 상인대학 학생들이 일반대학과는 다르게 아들을, 며느리를 책임교수인 필자에게 소개를 시키며 어머니의 교수님이니 앞으로 교수님한테 잘하라고 할 때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교육기관으로서의 상인대학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졸업식을 하더라도 한달에 한두번은 그시장을 방문하여 상인회장들과의 면담과 상인대학생들과의 교류는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시장을 보는 하나의 교육시도로 본다. 아쉬운점은 대전에서 대구까지 가다보니 지역화와 밀접화, 소통면에서 작년보다는 애틋한 감정이 느껴지지 못하는 것은 만남의 부족과 소통의 부족이 클것으로 본다. 졸업식에는 모두가 같이하는 그리고 함께하는 공동체시장의 형태로 가야만 한다.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의 기능이 필요하지, 학원으로서의 강의내용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상인대학이다.
전통시장이 8년사이에 180여개 없어졌지만 나름대로의 교육을 받으며 생존해 기죽지 않는 새로운 비즈니스 공동체로서의 시장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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