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렬]이젠 정신건강ㆍ복지에 눈뜰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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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렬]이젠 정신건강ㆍ복지에 눈뜰때

[NGO소리]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2-05-30 15:15
  • 신문게재 2012-05-31 20면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1997년의 외환위기와 2008년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그야말로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구조조정과 실업, 끊임없이 요구되는 변화의 압력 속에 생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환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했고,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지만, 구성원들이 느끼는 강박-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정신적인 장애와 자살이다. 조절되지 않는 분노와 우울증 그리고 각종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은 2.2명이나, 자살률은 거의 10배에 해당하는 21.8명이다. 이러한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여 2010년에는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늘었고, 2010년의 자살자 수는 1만5566명으로, 하루 43명이 자살로 사망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단연 최고이다. OECD 국가의 평균은 인구 10만 명당 11명인데, 우리는 그 3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한 같은 기간(2008~2010년) OECD 국가의 자살률은 14명에서 11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는 21.8명에서 31.2명으로 늘어났는데, 이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불안과 강박적 요인은 정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구성원들이 강박과 스트레스를 피해, 그것을 잊을 수 있는 쾌락에 몰입하는 현상이다. 도정일 경희대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고통 즉 긴장과 강박이 심한 사회일수록, 무통증의 쾌락사회를 그리워하는 바이러스가 창궐한다”고 하였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갈등은 쾌락적인 도피처를 찾게 하는데, 우리 사회의 만연한 윤락산업이 그것이다. 2010년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성매매 종사 여성의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인원만 14만2248명이고, 1년 동안 행해지는 성매매 횟수는 성매매 집결지 및 유사성행위를 포함하여 4669만건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러한 성매매 횟수는 국민 1인당 1회에 해당하는 숫자다.

승자독식 사회(The winner takes all society)는 생존을 위한 경쟁을 유발하고, 빠른 시간 안에 발전을 이루는 장점도 있지만, 패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가능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이러한 패턴으로 발전을 이루어왔다. 유치원에서부터 학교, 그리고 은퇴 후의 노년에 이르기까지 승자독식의 경쟁체제였고, 지금은 더더욱 그러한 환경이 심화되어 있다. 위에서 말한 부작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일명 '보릿고개'를 겪지 않은 세대, 즉 성장과정에서 고생을 모르고 자란 세대의 위기관리 능력, 혹은 갈등해결 능력이 우려된다.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먹고 사는 문제'의 복지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러한 문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문제는 정신건강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부딪히는 갈등과 긴장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위기상황을 해결해 나갈 힘을 길러주는 복지가 이제는 필요하다. 정부와 기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직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단체에서도 이러한 정신적인 복지에 눈을 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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