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여년 동안 몸담아 왔던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실업자 이모(55)씨는 최근 새로운 직장을 찾기에 분주하다.
예상보다 빠른 퇴직에 충격이 컸다는 이씨는 “몇년 전부터 40~50대 정년이라는 '사오정'시대라는 말을 주위에서 들었지만, 정작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이들이 대학생이고, 아직도 내가 할 일이 많다.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적당한 직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에서도 40~50대 중ㆍ장년층의 실직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구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29일 대전ㆍ충남경영자총협회 및 대전고용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대전지역 구직자 수는 모두 2만53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193명에 비해 19.8%가 늘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일명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50~59세 사이의 구직자는 4455명으로, 작년 동기(3454명) 대비 약 30%가 증가했다. 대전지역 전체 구직자의 증가율에 비해 50대 구직자들의 증가율이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중ㆍ장년층의 구직난이 지역에서도 심각해지면서 대전ㆍ충남경영자총협회는 지역 고령자들의 취업알선과 직업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해 '고령자 인재은행'을 운영하고 있고, 대전고용센터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취업성공패키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각종 의학의 발달 등으로 고령화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대전지역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약 2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 정도에 이른다. 이로 인해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고용 지원은 이미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대전고용센터는 “최근 직장에서의 퇴직이 비교적 빨라지면서 고용센터를 찾는 50대 중년층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시와 대전ㆍ충남경영자총협회는 다음달 21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제29회 대전고용포럼을 열고 '지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일자리 창출 방안'이라는 주제를 통해 중ㆍ장년층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대전고용포럼은 시민 대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범시민적인 공감대 형성 및 지역 여론을 조성하게 된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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