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음달 5일 개원국회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두달여를 끌어온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수사는 이보다 조금 앞선 이달 말쯤 끝날 예정이다.
이렇게 중요한 정치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가 대책마련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우선 제 1 야당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최근 연일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 사찰의 몸통으로서 관계자를 처벌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퇴임 후에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다”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 역시 지금은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의 내홍으로 민간인 사찰문제에 대해 그다지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있지만 국회가 개원하고 원구성이 완료될 경우 공세의 수위는 민주통합당 보다 훨씬 더 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두달여를 끌어온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검찰은 수사를 이달 말까지 끝내고 결과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에 발표될 검찰수사의 내용과 그에 대한 국민들과 정치권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과 수위를 검찰이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2년전에 이어 재수사가 되고 있는 만큼 검찰조직의 자존심과도 연결돼 있어 야당에게 정치적 공세의 빌미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럼에도 야권의 정치적 공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사실을 토대로 검찰이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야당 주장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결과를 제대로 발표해 야당에게 빌미를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수사결과가 국민과 언론을 어떻게 납득시키는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그런대로 괜찮게 나올 경우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더라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 뒤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면서 “수사결과 처벌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처벌할 것이기 때문에 야당의 주장처럼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예단해 말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야권이 제기하는 대통령의 사과요구 등과 관련해서는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향후 청와대를 둘러싼 정국의 키 포인트는 이달말에 끝날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 발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의 사과는 검찰수사 결과 대통령의 측근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처벌은 어떻게 될 지 등에 대한 여론의 평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반응이 청와대 기대와 달리 미흡하다고 나오면서 야당의 주장이 힘을 얻을 경우 대통령이 깨끗하게 유감표명을 하고 넘어가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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