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주민 숙원사업비의 편성을 금지하도록 해 충남도와 의회간 갈등을 촉발시킨 감사원이 사업비의 편성 자체를 규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감사원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편성된 주민 숙원사업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 기간 동안 영수증도 없고 어디에 쓰였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예산이 집행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며 “예산은 어디다 쓸 것인지, 어떤 목적으로 쓸 것인지가 명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누락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도의원이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업계획 등을 작성해 집행부의 예산 편성시 제출하고 정식 절차를 밟아 예산 심의를 받으면 된다”며 “감사원 입장은 구체적이지 않고 공식적인 루트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이 1인당 포괄적, 재량적으로 얼마씩 분배해 사용한 점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충남도와 도의회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번진 도와 도의회의 갈등은 감사원의 지적으로 촉발됐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해 5월 전국 31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방재정성 진단 및 점검을 실시한 결과 사용처가 불분명한 예산이 집행된 사실을 적발, 행안부에 재량사업비가 편성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정식 요구했다.
행안부는 올 2월 전국 모든 시ㆍ도에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통보했고 충남도는 이를 근거로 올부터 관련 예산을 일괄 삭감해 도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사업비의 일괄 편성을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별다른 요구없이 일괄적으로 할당받던 예산을 사전에 계획, 승인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사업비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가 뒤따라야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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