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PC방 심야제한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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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PC방 심야제한 '나몰라라'

밤 10시 귀가 안내방송 콧방귀… 일부업소 신분증 확인도 없어

  • 승인 2012-05-28 16:14
  • 신문게재 2012-05-29 5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 27일 오후 11시께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PC방. 청소년들이 야간시간(오후 10시~오전 9시) 출입이 제한된 PC방에서 버젓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 27일 오후 11시께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PC방. 청소년들이 야간시간(오후 10시~오전 9시) 출입이 제한된 PC방에서 버젓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청소년들의 출입이 금지된 심야시간 PC방, 법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청소년들로 넘쳐난다.

청소년보호법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010년 12월부터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청소년의 PC방 출입ㆍ이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이 버젓이 PC방에 출입하고 있다. 지난주 디아블로 3 출시 이후 PC방으로 더욱 몰려들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9시 40분께 서구 월평동 소재 한 PC방. 게임 배경음악과 효과음으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안내 방송이 나온다.

“오후 10시부터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의 게임방 출입이용이 금지됩니다.”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PC방 출입과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PC방 내 이용자 중 자리를 뜨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27일 오후 10시 서구 월평동 소재 한 PC방. 월평동에서 가장 시설이 좋기로 소문난 PC방은 오후 10시가 넘어도 손님들로 가득했다. 디아블로 3와 총기게임류 등 좌석마다 즐기는 게임도 다양하다.

문 앞에 잠시 선 기자에게 점원도 주민등록증, 나이확인 없이 게임을 즐기라고 권유한다.

가게 안에는 한눈에 봐도 어려보이는 학생들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삼삼오오 모여 디아블로 3 등 각종 게임을 팀으로서 즐기는 이들은 고등학생 무리. 잠시 뒤, PC방에 5~6명의 학생이 들어섰다. 이들은 점원에게 디아블로 3를 하러 왔다며 자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디아블로 3의 전용좌석은 이미 만석. 일행 중 한 명이 게임에 열광 중인 다른 학생에게 다가섰다.

한 학생이 “철수야 언제 왔냐”고 묻자 좌석에 앉아있는 학생은 “학원 끝나자마자 왔지. 집에는 독서실 간다고 나왔다”고 태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점원에게 “고등학생인데 단속 안해요”라고 묻자 점원은 “단속을 왜 하죠”라고 반문했다.

#27일 오후 11시 40분께 서구 월평동의 또 다른 PC방. 이곳에도 한참 게임에 매진 중인 학생들로 가득했다.

출입구에 '밤 10시이후 청소년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매장 안에는 청소년들로 붐볐다.

자정 알람이 울리자 '집에 가야된다'며 일어나는 일행을 만류하는 청소년들도 눈에 띈다.

학생들 사이에선 '내일 공휴일 학교도 쉬잖아'라며 '정액제로 끊어놨어. 내일 학교도 쉬는데 밤새 즐기다 가자. 이럴 때 레벨 안 키우면 언제 할래'라며 일상적인 대화가 오갔다.

한 학생을 만나봤다. 인근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신모(17)군.

신군은 “하루 2~3시간은 기본이고 금요일에는 정액제로 많이한다”고 설명했다.

PC방 한 주인에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많다고 묻자 주인은 “그런 것 일일이 신경쓰면 영업도 못한다”며 “주민등록증 검사는 손님들이 불쾌해한다”고 기자를 타박하기도 했다.

PC방 내 다른 손님인 대학생 김대현(21)씨는 “디아블로 3 출시 이후 고등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밝혔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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