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화해모드?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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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화해모드? 불씨는 여전

추경안 처리연기 '집행부에 시간 준 것' 해석 '재량사업비' 근본적 문제 여전히 남아있어

  • 승인 2012-05-28 16:14
  • 신문게재 2012-05-29 3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도의원 소규모 숙원사업비(의원 재량사업비) 문제로 정면충돌한 충남도와 도의회가 최근 봉합수순에 들어간 것처럼 비치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도의회 상임위원회는 소규모 숙원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도가 제출한 올해 제1차 추경예산안 3027억원 중 내포신도시 진입도로 사업비와 복지 예산 등 필수 사업비까지 삭감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종합심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도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추경예산 최종심의 일정을 내달초로 미루면서 도와 의회간 갈등이 '화해 모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도와 의회 간 갈등 봉합수순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추경예산 대폭 삭감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 등 여론에 떠밀려 추경예산 종합심사 일정이 연기됐을 뿐 갈등의 단초가 된 도의원 소규모 숙원사업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언제든지 이 문제가 다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회는 삭감한 추경예산 종합심사를 내달 7, 8일 임시회 때 다시 하기로 하면서 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10여 일 가량의 시간을 도에 주고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다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도는 추경예산 심사일 연기로 한숨 돌렸으나, 의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대안 마련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다음 회기 때 감정적으로 대폭 삭감된 추경예산의 원상 복구 등 원만한 예산 심사를 위해 도와 의회 간에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한 화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유병기 도의장이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표면적으로 갈등봉합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대화 내용 중 집행부에서 화해를 위한 카드를 꺼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도의회 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예상하면서도 자신의 진정성을 알리려 한 것은 소규모 숙원사업비가 의원 활동을 하면서 없어선 안 될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도의회가 도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추경예산 심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후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도와 의회간 갈등이 재연되는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의회 한 의원은 “추경예산 최종심의일을 내달초로 미룬 것은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집행부가 대안을 마련하도록 시간을 준 의미도 있다”며 “소규모 숙원사업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의 불씨는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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