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상임위원회는 소규모 숙원사업비를 편성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도가 제출한 올해 제1차 추경예산안 3027억원 중 내포신도시 진입도로 사업비와 복지 예산 등 필수 사업비까지 삭감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종합심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도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추경예산 최종심의 일정을 내달초로 미루면서 도와 의회간 갈등이 '화해 모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도와 의회 간 갈등 봉합수순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추경예산 대폭 삭감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 등 여론에 떠밀려 추경예산 종합심사 일정이 연기됐을 뿐 갈등의 단초가 된 도의원 소규모 숙원사업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언제든지 이 문제가 다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회는 삭감한 추경예산 종합심사를 내달 7, 8일 임시회 때 다시 하기로 하면서 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10여 일 가량의 시간을 도에 주고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다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도는 추경예산 심사일 연기로 한숨 돌렸으나, 의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대안 마련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다음 회기 때 감정적으로 대폭 삭감된 추경예산의 원상 복구 등 원만한 예산 심사를 위해 도와 의회 간에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한 화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유병기 도의장이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표면적으로 갈등봉합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대화 내용 중 집행부에서 화해를 위한 카드를 꺼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도의회 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예상하면서도 자신의 진정성을 알리려 한 것은 소규모 숙원사업비가 의원 활동을 하면서 없어선 안 될 가치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도의회가 도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추경예산 심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후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도와 의회간 갈등이 재연되는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의회 한 의원은 “추경예산 최종심의일을 내달초로 미룬 것은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집행부가 대안을 마련하도록 시간을 준 의미도 있다”며 “소규모 숙원사업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의 불씨는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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