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미국 MS사를 방문했을때 싱가포르 초등학교에서는 태블릿PC를 전학생에게 보급해 수업시간에 이용한다는 말을 듣곤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이러한 IT기술의 적용은 비단 몇몇 선진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더 이상 아니다. 우리의 콘텐츠 기술이 전세계 초등학교 교실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린시절의 기억은 평생의 경험으로 여겨진다 한다. 그만큼 어린이들은 스폰지처럼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단 말이다. 이런 시기에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그 어느때 보다도 큰게 사실이다.
“나비는 어떻게 날아다니며 꽃속의 꿀을 따고, 우리 몸속의 신비로운 장기들은 어떻게 배열이 되어 있으며 곤충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러한 장면들을 PC와 학습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3D로 구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실제, 벌의 모습을 담은 마커를 기기앞에 가져다 대어보면 실제 벌과 흡사한 3D입체형 벌이 윙윙거리며 화면에 나와 사용자의 머리위로 날아다니면서 곤충의 세계에 대해 실감나게 설명 해준다.
ETRI는 실감형 학습시스템(e-러닝 시스템)을 통해 증강현실(AR)기술을 교육분야에 접목시켜 학생들이 실재감은 물론 몰입감을 최대화해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즉 신용카드처럼 생긴 마커를 카메라 위치에 인식시키면 카메라에 들어오는 영상에서 마커의 정보를 추출해 정보를 읽어낸 후, 영상과 조합하여 PC화면에 3D이미지 또는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입력해 보여줌으로써 학습자들로 하여금 혼합현실(mixed reality) 학습을 가능토록 만든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인식하고 나면 동영상이 일정한 위치에서 플레이만 되는 QR코드와는 다른 형태의 기술이며 본 기술은 인식후에도 마커의 위치나 자세를 계속 트래킹해서 마커위에 증강(Augmented)되는 것이 다른 것이다.
증강현실 기반 실감형 학습 시스템은 저작도구, 뷰어, 마커 인식기로 구성됐으며 ETRI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를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현재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지에 수출해 상용화를 이뤄 냈으며 대전시 7개 초등학교에서, 전국에서는 5개 초ㆍ중학교에서 시범서비스를 통해 수업한 사례가 있다.
최근 e-러닝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형, 일방향적 콘텐츠에서 탈피해 고품질, 양방향적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기술은 향후 3D 팝업 북이나 가상체험 역할극, 고비용 고위험을 동반하는 직업훈련, 군대훈련, 방재훈련 등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그 확장이 가능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마 몇 년뒤면 초등학생의 무거운 책가방은 사라질 것이다. 대신 화려한 콘텐츠로 구성된 전자교과서가 보급되어 어린이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게 될 날도 멀지 않은것 같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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