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체육대회'를 취소했음에도, 평일 체육대회의 정당성에 대한 대전문화재단의 뒤늦은 '항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여전히 평일 체육대회가 '틀리지 않았다'는 재단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게 문화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그러나 신뢰가 중요한 공기관이 사업에 대해 일부에서 비판을 제기한다고, 계획했던 일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는건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문제가 없는데, 임박한 계획을 갑자기 취소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재단은 지난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2년 5월 25일 자 보도에 대하여'라는 글을 공개했다. 25일 자, '문화재단 평일 체육대회 도 넘은 항변'이라는 기사에 대한 입장을 담은 글로, '본보의 보도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주 내용이다.
그럼 왜 문화재단은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체육대회와 관련된 항변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가.
박상언 문화재단 대표와 강철식 대전시 문체국장은 27일 오후 왜 그런지를 묻기 위해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대신 김상균 재단 사무처장에게 물었더니 “미리 충분히 공지한다면, 업무 특성상 평일 체육대회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 사업소도 검토에 의해 평일 체육대회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평일 체육대회를 공직 신분을 가진 문화재단이 해야 된다는 논리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본보의 보도와 관련, 김상균 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일간지 기자에게 기사거리가 되었죠. 더 이상 가십거리가 되고 싶지 않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싶지 않아 취소했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재단 한 여직원까지 “진짜 유치해서 대꾸하질 말아야해. 돈도 많은 갑네. 잉크, 종이 그런데다 쓰고”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릴 정도다.
이러자 대전시의회와 시민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문화재단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안필응 의원은 “평일 체육대회는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유사한 기관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은 “평일 체육대회 자체가 잘못됐다. 해명보다는 우선 반성이 먼저다.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중 경고의 뜻을 밝혔다.
금홍섭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전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졌고, 시청 공무원까지 파견된 엄연한 공기관”이라며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공기업, 사기업도 창립기념일에 자체 행사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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