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회의장 농성과 의원 사직서 제출 사태를 겪은 대덕구의회 의장실이 비어 있다. |
의원 사직서를 접수한 대덕구의회는 주말내내 침통한 분위기 속에 사태추이를 전망했고 점거농성을 벌였던 일부 주민들은 예상 못한 결과에 당황스런 반응이었다.
자유선진당 박종서 의장과 민주통합당 이세형 부의장이 24일 저녁 '의원직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해 의회 사무과에 제출하면서 제188회 임시회는 결과 없이 종결됐다.
임시회에서 처리하려던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의 제한과 의무휴업일 등을 지정해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대규모ㆍ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의 조례 7건은 다음 회기로 연기됐다.
또 지난 23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가까스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2012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도 그 효력을 잃게 돼 앞으로 구의 예산집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더욱이 일부 주민들이 의회 본회의장을 막아 의사일정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의장과 부의장이 의원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에 의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결위에서 의원 표결로 통과된 안건이 일부 주민의 점거농성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
예결위는 집행부가 제시한 추경예산안에서 소식지 7658만원 등 5억4300만원을 삭감한 229억3800만원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이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대덕구의회는 사실상 해산 수준의 공백을 겪고 있다.
일단 의회 내 최다선의원을 임시의장으로 선임해 개원 일정을 정하고, 처리 안건과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의장과 부의장의 사퇴서 역시 개원할 임시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과반수의 찬성이 나와야 가결처리된다. 반대로 투표 결과 찬성이 반수를 넘지 못하면 사직서는 반려된다.
사직서를 낸 박종서 의장은 “동원한 주민을 수단으로 삼아 목적을 달성하려는 구청 집행부의 업무스타일에 문제를 제기하고 의회 존립기반을 흔드는 일을 넘어갈 수 없어 사직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였던 주민들 중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진동 대덕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했던 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의회를 찾아갔던 것이지 처음부터 이런 일을 예상하고 했던 건 아니었다”며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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