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오후 9시 57분께 천안시 용곡동 용소초등학교 내 병설유치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650만원 상당의 다목적 미끄럼틀 등이 소실됐다. |
지난 25일 오후 9시 57분께 천안시 용곡동 용소초등학교 내 병설유치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650만원 상당의 다목적 미끄럼틀 등이 10여 분만에 소실됐다.
최초 목격자 김모(11)군에 따르면 “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 주변을 바라보니 학교 내에서 불길이 솟아 올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10대로 추정되는 4명이 놀이터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탐문수사 등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는 등 답보상태다.
방화가 난 놀이터 바로 앞 불과 10여m 병설유치원과 초교 건물입구에 각각 1대씩의 폐쇄회로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어서 경찰은 애만 태우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 폐쇄회로에 잡힌 영상은 10대로 추정되는 4명의 흐릿한 영상만 보일 뿐 그들의 옷 빛깔마저 구분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초등학교는 바로 앞 아파트 건설현장의 방음벽과 야산으로 둘러싸여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곳이어서 고화질의 폐쇄회로 설치가 요구돼왔다.
이처럼 경찰이 이들 문제의 청소년을 쫓는데 어려움을 겪자 그동안 엉터리 폐쇄회로 설치로 혈세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2008년 6월부터 초등학교 등 아동보호구역에 폐쇄회로를 설치하도록 한 아동복지법에 따라 2009년 말 천안지역 44개 초교에서 250여 대의 폐쇄회로를 설치를 완료하고 나머지 48개 중ㆍ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 290여 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상당수 폐쇄회로가 30만화소에 불과한데다 설치된 6㎜렌즈의 가시거리도 5m 안팎이어서 용의자 등을 판별하기에는 눈먼 장님(?)꼴 수준이다.
경찰관계자는 “요즘 휴대폰 카메라도 300만 화소를 넘고 있는데 용소초등학교에 설치된 폐쇄회로는 30~40만 화소에 불과하다”며 “학교주변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경우 용의자들을 찾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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