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은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본보 보도에 대해 유감을 4가지로 정리해 게재했다.
문화재단은 “시민이나 문화예술인이 재단에게 직접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먼저 문제라고 규정해 놓았다”고 운을 뗐다.
실명마저 생략된 한 문화예술인을 취재원으로 해 마치 재단이 대단히 도덕적으로 해이한 집단이라도 되는 양, 조직적 의사결정이 수준 이하라도 되는 양 몰고 가는 취재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문화재단은 객관적 사실에 보다 충실하게 재단의 입장과 그 설명을 균형적으로 담아 여론의 향배를 기다려야 할 것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기사를 비평했다.
이어 이미 정해진 기사 논조를 약하게 할까 봐 사안의 핵심인 객관적 팩트(fact)를 고의로 누락하는 것은 곡필(曲筆)의 전형적인 모습이므로, 이를 경계하는 것이 기자의 ABC임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했다.
재단 직원들은 전 직원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평일이 아니고서는 '한마음체육대회'를 개최할 수 없기에, 부득이 체육대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고문을 마무리지었다.
문화재단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시민단체와 문화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도를 넘어선게 아니냐는 분위기다. 기사 작성에 대한 정도를 논한 것에 대해, 무슨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나온 중재 의견 같고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문화재단이 할 수 있는 항변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전참여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준 공무원인 문화재단 직원들이 체육대회를 평일에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사기업도 가급적 평일 단합대회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직원들의 화합도 중요하지만, 내부 행사를 위해 재단을 비울 수 없어 평일 체육대회 같은 건 생각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주말 체육대회도 쉽지 않다.
토요 상설 공연 등 재단이 진행하는 사업이 예상보다 많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참여해도 부서별로 일부 직원은 재단을 지키며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타 도시 문화재단의 설명이다.
박호재 광주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은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민원인이 많고 평일에 내부 체육대회를 여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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