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1회 소년체전서 동메달을 수상한 가양중 럭비부. |
1999년 소년체전 동메달 획득 이후 13년동안 변변한 성적이 없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제41회 소년체전 대전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가양중 럭비부.
1991년 창단한 이 팀은 최근 수년간 지는 것을 밥 먹듯이 했다.
소위 한 번 찍지도(트라이 5점) 못한 채 패하는 게임도 있었다.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팀이 올 소년체전에서 '사고'를 쳤다.
진도중, 이리북중 등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3위에 오른 것이다. 꼴찌팀이나 다름없던 팀이 일을 냈으니 대전 체육계에서는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로 평가하고 있다.
가양중 럭비부의 놀라운 변신은 탁월한 지도자와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양중은 대전 중고교에서 유일한 엘리트 선수출신인 이원용 감독을 지난해 영입했다. 이 감독은 동아공고-충남대-해사(일반)에서 13년간 럭비공을 잡았다.
이 감독은 “처음 팀에 왔을 때 지는 것이 익숙해져 있고 기죽어 있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자신감이 생기니 기량도 날로 늘어났다”고 동메달 비결을 귀띔했다.
김용래 교장과 학부모들의 전폭 지원도 한몫했다.
김 교장은 이번 체전 가양중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도로 올라가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영양 공급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학부모들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학부모회를 조직해 선수들 곁에서 함께 호흡했다.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주변의 지원 이어지자 가양중 럭비부는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전망도 밟다.
주장으로 하프 포지션인 민태영(3학년)과 공격수 박승우(〃) 등은 이번 체전을 치르면서 한국 럭비의 재목감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활치 않은 선수수급 문제다. 가양중 럭비부는 이번 대회에서 엔트리 18명을 채 채우지 못한 16명으로 출전했을 만큼 선수층이 얇다.
김용래 교장은 “대전 럭비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으려면 선수수급, 훈련환경 등에 있어 교육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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