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고택 문화재청이 매입해야”

외암마을 문화재 줄경매… 주민 '외지인 투기'우려 대책 촉구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외암 민속마을 국가지정중요 민속문화재인 토지와 가옥이 속속 경매시장에 나오자 마을 주민들이 문화재청에 매입을 요구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 회장이 소유한 외암민속마을 토지는 대략 2만3100㎡로, 건재고택을 비롯해 감찰댁, 화소원 등 외암 민속마을을 대표하는 핵심 건물(기와 3동, 초가 4동, 별채2동)들이다. 이 건물들의 지지 기반으로 2009년 세계문화유산(UNESCO) 등재를 위한 잠정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건재고택은 2006년 전 외암 민속마을 L회장의 손자에게 명의가 이전됐고, 2009년 3월 채무로 인해 소유권이 다시 김찬경 회장의 아들 우진씨 명의로 넘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유를 알수 없이 우진씨는 합의(소유권 등기)해제 형식으로 다시 전 소유주에게 소유권을 넘겼고, 이 후 채권자인 미래저축은행이 경매를 시작했다.

건재고택은 지난 4월 30일 47억 여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유찰됐고, 6월 4일 30% 떨어진 33억1900만원에 2차 경매가 예정돼 있다. 현재 외암 민속마을 관리소에는 하루에 문의 전화가 10여 통씩 오고있어, 2차 경매에서 낙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회장이 구속되기 이전에 건재고택에서 정관계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구입 경위와 매입 금액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처럼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가 투기 등의 목적으로 외지인들이 사들여 문제가 되자 외암 민속마을 보존회와 청년회, 노인회 등 6개 단체는 24일 관계 기관이 문화재의 매매를 제한 할 수있는 법률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외암마을의 대표적인 가옥인 건재고택(국가지정 중요민속 문화재233호)이 경매로 나와 있다”며, “또 다시 불순한 외지인들이 매입하여 투기 목적이나 주말별장, 유흥장화 되지 않도록 문화재청이 구입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2009년 현충사 경내에 있는 이순신 장군 고택 터와 인근 임야 등 10만㎡ 규모의 문화재 보호구역 내 사유토지가 법원 경매로 나온데 이어 또 다시 민속문화재가 경매 시장에 나오면서 문화재 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아산=김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