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겸훈]'대한민국 최대의 암적 존재는 검찰이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겸훈]'대한민국 최대의 암적 존재는 검찰이다'

[중도프리즘]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 승인 2012-05-24 14:20
  • 신문게재 2012-05-25 21면
  •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대한민국 최대의 암적 존재는 검찰이다'.

이 문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들었던 날에 자신의 일기에 “슬프고 충격적이다”라는 말과 함께 쓴 구절이다. 평생을 권력의 앞잡이였던 검찰과 정보기관(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으로부터 각종 공작에 시달렸던 그가 한 말이기에 단호함과 참담한 회한이 짙게 묻어난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시절 검찰과 정보기간의 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권력의 앞잡이 역할을 해왔던 검찰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학연과 지연에 구애 받지 않는 깨끗한 인사와 권력을 위해 검찰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은 실패로 돌아갔고, 지금 권력만 바뀌었을 뿐 검찰의 행태는 변한 것이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19대 국회가 출범하고 12월에 있을 차기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암울하고 참담한 이 말이 귓전에 맴도는 이유는 검찰에 거는 국민적 기대와 다른 음험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느낌이 나만의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지만 작금에 돌아가는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 대표적인 몇몇 징후를 살펴보자.

우선 19대 총선 당선자 중 79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었다. 그 가운데 1명이 기소돼 이미 재판에 넘겨졌고 5명은 불기소, 73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 당선자 중 37명이 입건된 것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26%가 선거법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감찰개혁에 필요한 법과 제도의 개정을 힘 있게 추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찰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고, 수사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 개개인은 물론 의석수에 민감한 여야 모두에게 이는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9대 국회에서의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바람은 헛된 기대로 끝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다른 징후는 지난 18일 창원지검의 이준명 차장검사가 노건평의 자금 관리인의 계좌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뭉칫돈이 발견되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큰 것이 많아 수사를 멈출 수가 없다'거나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그러던 그가 21일에는 돌연 입장을 바꾸어 '노 씨와 관련이 없다'라며 발을 뺐다. 물론 검찰의 발표 이후 일부 언론들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검찰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 적어 3년 전에 했던 것처럼 부지런히 퍼나르면서 혹세무민하는데 적극 동조했다.

이 일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노무현의 죽음을 직면해서 검찰이 밝혔던 사과는 거짓이었고, 그들은 여전히 정치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준명 차장검사는 수사기관이 지켜야 할 '피의사실 공표 금지의무'를 어겼고 노무현 서거 3주기를 앞둔 매우 민감한 시기에 수사활동을 정치적 행위로 변질시켰다. 더욱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은 300억 차명계좌라는 사실이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지금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은 '영일대군'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포스코 압력 의혹, 최시중과 박영준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 최시중의 불법대선정치자금 의혹, 4대강사업 비리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와 같은 권력실세들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고 절제된 행동을 보이면서 다른 한편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를 어기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매우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진심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검찰은 일부 언론과 합작하여 현 정권에서 발생한 의혹사건을 가지고 다음 정권을 길들이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대통령선거에 개입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금 국민이 할 일은 검찰의 혹세무민하는 행태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일과 환부를 과감히 도려낼 후보자를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일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