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 겨레가 탁구로 하나가 됐다.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이 숙적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 작은 탁구공이 이념으로 갈라진 한반도와 동포를 들뜨게 했다.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날은 코리아가 둘이 아닌 하나였다. 이는 최근 영화로 만들어져 당시 감동이 21년이 지난 현재 다시 재현되고 있다.
테이블 위에 네트를 쳐 놓고 무게 2.7g, 지름 40㎜의 작은 공으로 실력을 겨루는 탁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탁구는 좁은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길이 2.74m, 폭 1.525m, 높이 76㎝ 탁구대와 라켓, 탁구공만 있으면 탁구 경기를 할 수 있다. 경기공간은 국제 경기의 경우 최소한 길이 14m, 폭 7m, 높이 5m가 돼야 한다.
하지만,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경기에서는 이보다 좁은 공간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장소와 연령대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은 다른 종목과 달리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탁구의 장점이다.
오세연 대전시탁구연합회 부회장은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내에 탁구장이 대부분 있어 손쉽게 탁구를 접할 수 있다”며 “가족은 물론 이웃 간 탁구 경기를 통해 친목을 다질 수 있다”고 탁구의 매력을 소개했다.
좁은 공간에서 하는 운동이지만 많은 운동량으로 다이어트 효과에도 만점이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탁구' 바람이 불어 생활체육 탁구강사가 모자랄 정도다.
직접 탁구강의를 다닌다는 조성노 시 연합회 사무국장은 “최근 각 구청에 아파트 단지마다 탁구 강사를 보내 달라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며 “서구에만 13명의 탁구 강사가 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초보자도 3개월만 탁구를 배우면 기존 회원들과 랠리를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급 학교에도 탁구 열풍이 불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숫자를 보면 이같은 현상을 읽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2011년 종목별 학교스포츠클럽 등록 현황'에 따르면 탁구는 전국 각급 학교에 3144개 클럽에 8만 1383명이 등록돼 이를 즐기고 있다. 이는 전체 100여 개 종목 가운데 줄넘기, 축구, 배드민턴, 피구, 걷기, 농구, 육상에 이어 8번째로 많은 수치다. 중학교가 1402개 클럽(3만 7134명)으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888개 클럽(2만 3762명), 초등학교 854개 클럽(2만 487명) 순이다.
대전시탁구연합회도 이같은 탁구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대전시장배, 대전시연합회장배, 충청체신청장배 등을 정기적으로 열어 탁구 동호인들의 기량향상은 물론 시민들이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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