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충만한 '햇살배움터' 도시학교 안 부럽죠

문화예술 충만한 '햇살배움터' 도시학교 안 부럽죠

90여년 역사 전형적 시골학교, 고품질 문화예술 프로그램 '변화 기폭제'

  • 승인 2012-05-23 20:14
  • 신문게재 2012-05-24 1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방과 후 학교 충남교육의 혁신을 주도한다] 6. 홍성 홍동초

▲ 90여년 역사의 홍동초등학교는 홍성의 동쪽에 자리잡아, 밝은 햇빛이 제일 처음 비추는 곳이라는 뜻으로 '햇살배움터'라 불리우고 있다.
▲ 90여년 역사의 홍동초등학교는 홍성의 동쪽에 자리잡아, 밝은 햇빛이 제일 처음 비추는 곳이라는 뜻으로 '햇살배움터'라 불리우고 있다.
홍성의 동쪽에 자리 잡은 홍동초등학교(교장 조인복)는 90여년의 긴 역사를 가진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홍성에서 밝은 햇빛이 제일 처음 비추는 곳이라 해서 '햇살배움터'란 이름이 붙은 이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학교의 존폐를 고민하는 다른 농촌학교들과 달리 최근 3년 동안 40여명의 학생이 늘어났다.

학교의 변화를 불러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변화의 바탕에는 '마을'과 '마을과 함께 하는 학교'가 있다. 홍동면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오리농법으로 대표되는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곳이며 지금도 '생태환경농업의 메카'로 불리는 지역이다.

홍동초 변화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한 '농산어촌전원학교 육성사업'이었다. 3년간 17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첨단과 자연이 조화된 교육환경 구축, 문화예술프로그램 중심의 고품질 방과후학교 운영 등은 개교 90여년의 역사 중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원동력이 됐다.

▲ '다빈치 프로젝트' 기타교실
▲ '다빈치 프로젝트' 기타교실
▲주중 방과후학교, 'Da Vinci 프로젝트'=학교폭력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바른품성교육은 홍동초등학교가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주중 방과후학교 '다빈치 프로젝트'의 목표와 같다.

이 프로젝트는 음악 3개 부서(피아노, 기타, 국악 합주), 미술 3개 부서(서예, 도예, 그리기), 스포츠 2개 부서(즐거운 운동, 탁구), 언어 3개 부서(영어회화 저, 중, 고), 독서(글쓰기, 독서토론)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다빈치 프로젝트는 차별화된 점이 있다.
우선, 프로그램별 주당 운영시간을 최소한 4시간 이상 확보해 학생들의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프로그램과 관련된 현장학습도 운영하고 있다. 또 몇 년간을 연속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도 강사의 연속 고용을 통해 학생별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과 함께 하는 주말학교, '토요 햇살배움터'=방과후학교 운영은 토요일에도 멈추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함께 운영하는 토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토요 햇살배움터는 '마을이 학교를 만든다'는 말을 실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의 어른들과 지역교사협의체인 범교과교육과정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2006년부터 교육 기부 형태로 운영되던 햇살배움터는 2009년 이후 농산어촌전원학교사업의 예산 지원으로 알차고 체계적으로 운영했다.

올해엔 삼성 꿈 장학재단에서 공모하는 지역교육네트워크 사업 공모에 선정돼 면내의 초ㆍ중ㆍ고 학생이 함께 어우러지는 야구, 축구, 공방, 목공, 전래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학 중 계절학교, '반짝반짝 여름, 겨울학교'=농촌의 학생들에게 방학은 교육 활동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시간이었다. 변변한 문화시설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은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기 중 키워 오던 소질과 꿈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방학 중 2주 20시간 단위의 문화예술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반짝반짝 여름, 겨울 학교'로 불리는 방학 중 방과 후 문화예술캠프는 학기 중 배웠던 내용을 심화하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숲 속 음악실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울려 나오게 하는 피아노 교실은 방학 중 쉼 없이 운영해 농촌지역의 대표적인 예체능 교과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엄마 품처럼 아늑한 '사랑둥지 돌봄교실'=출근과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농촌의 학부모들에게는 학생들의 안정적인 보육과 돌봄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돌봄교실은 학생들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는 오후 5~7시30분까지 운영하고 있다.

돌봄교실은 주중에만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주말 나 홀로 학생을 위해 매주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마지막 시간에는 함께 하는 요리 시간을 통해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는 '식구(食口)'로 끈끈한 정을 쌓아 가고 있다.

▲특수교육 방과후학교, '꿈이 자라는 뜰'=홍동초 방과후학교 특징 중의 하나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전교생 137명 중 특수교육대상자가 7명으로 특수학급이 2학급이 있다.

농산어촌전원학교사업의 지원 아래 지역의 자원봉사자들과 교사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꿈이 자라는 뜰'은 장애학생들의 진로와 직업 설계를 위한 특별한 활동 중심의 방과후학교다.

지역의 유휴지에 마련한 실습지를 중심으로 원예 작물 재배를 통한 치료 및 생산물을 가공 판매하는 프로그램, 사물놀이를 통한 음악 치료프로그램, 다양한 상담 치료 활동들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큰 등불이라 할 수 있다.

조인복 교장은 “학생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창의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바른 품성”이라며 “홍동초의 문화예술중심 방과후학교 운영은 창의성과 인성을 두루 갖춘 감성형 인재 양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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