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구 한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 다섯개의 알을 낳아 지극정성으로 돌본 결과 22일 아침 마침내 2마리의 새끼가 부화됐다.
김상구 기자 |
천연기념물 황조롱이(323호)가족이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틀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조롱이 가족이 둥지를 튼 곳은 서구 월평동 다모아아파트 14층 강은옥(여ㆍ39)씨의 에어컨 실외기 뒤편. 강 씨의 베란다 둥지엔 황조롱이 암수 부부 한쌍과 새끼 2마리, 아직 부화못한 알 3개가 동거하고 있다.
황조롱이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4월초께다. 2010년 까치 한쌍이 만든 까치집에 황조롱이 한쌍이 들어와 둥지를 틀면서 알을 낳기 시작한 것. 황조롱이 부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이틀에 한 개씩 연달아 5개의 알을 낳았고 22일 처음으로 두 마리의 새끼가 부화했다.
강씨는 2010년에도 까치 가족과 동거를 경험한 바 있다.
강씨는 “우연일지는 모르지만 새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때마다 좋은 일이 생겼다”며 “이번에는 황조롱이가 새끼까지 낳아 운이 더 좋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황조롱이 부부가 새끼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며 “매일 벌레나 쥐를 새끼에게 물어다 주는 것을 보면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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