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산어촌 학교 통폐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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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산어촌 학교 통폐합 논란

  • 승인 2012-05-21 20:02
  • 신문게재 2012-05-22 21면
소규모 학교 통폐합 논란이 충남도내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 충남도의회 의원들은 “농산어촌 지역을 죽이는 지름길”이라며 2016년까지 도내 95개교를 우선 통폐합하는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의 실효성과 함께 꼭 챙겨봐야 할 것이 있다. 교육개혁의 일환인 이 계획이 교육을 살리고 농어촌을 살리는 길인가 하는 문제다.

계획대로 추진하면 충남도내 초ㆍ중학교 4학교 중 1학교(24.2%) 꼴로 문을 닫게 된다. 충남도의원들은 '학생수 몇 명 이하' 등 기준을 설정해 밀어붙이는 현행 방식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농산어촌의 경우, 학생수라는 계량적 단위보다 '1면 1교 정책' 유지 등 지역적 특수성을 더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정규모 학교 육성의 원칙을 몰라서가 아닐 것이다.

통폐합을 추진하는 기본 논리는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소규모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이행이 어렵다는 교육 논리, 소규모 학교의 비효율적 측면을 고려한 경제 논리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도의원들은 오히려 “경제와 효율성 논리로 학교 통폐합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지역 학생의 학습권 보장에 역행한다는 인식이다.

현실적으로 통합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물론 도내 농산어촌 학생들의 낮은 학습 동기, 학업성취도 차이의 발생 원인이 학교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5년 간 충남에서만 50여개 학교가 통폐합됐다 한다. 재정적 인센티브까지 내세우는 이 계획이 농산어촌 교육 여건을 얼마나 신장시켰는지 검증해볼 필요도 있다.

충남도의원들은 귀농ㆍ귀촌과 관련지어서도 폐교에 제동을 건다. 소규모 학교의 위기 극복이 곧 농촌지역사회 살리기로 직결된다는 판단인 듯하다. '60명 이하'와 같은 일률적인 잣대보다 휴교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든지 농어촌 학교 살리기를 추진한 뒤 폐교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실제로 통폐합 위기에서 자구 노력으로 되살린 학교가 적지 않다. 통폐합 규모를 낮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이 문제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했는지의 과정과 내용에도 충실해야 한다. 기준대로라면 통폐합 대상 학교는 충남도내 759개 학교 중 184개교에 이른다. 누구보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고 특히 해당 농산어촌을 살리려는 시각에서도 접근하길 바란다. 통폐합이 농산어촌 황폐와나 지역사회의 구조적 해체와 직결된다면 더욱 그렇다.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도의회와 교육청이 손잡고 풀어야 한 사안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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