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도가 재량사업비 대안으로 제시한 도지사 시책추진보전금 공동사용 제안 사실에 대해 부정하고 나서 도와 의회 간 소통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권희태 도 정무부지사는 21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예산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의원 재량사업비를 편성할 수 없다”며 불가 입장을 재확인 했다.
권 부지사는 이어 “의원들에게 일정액의 재량사업비를 배정하거나, 지방의원에게 일정액을 사전에 알려주고 이에 따라 제안되는 사업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재량사업비와 같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행정안전부 공문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또 “의원들의 재량사업비 없애면서 시책추진보전금을 나눠 쓰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도지사 시책추진보전금 공동사용 제안에 대해 부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원들이 제안하는 사업 가운데 전체 도민이나 의회 시책과 관련된 필요사업이라면 일반 시책화해 사업을 하거나 도지사가 관리하도록 돼 있는 시책추진보전금을 관련 조례 및 지방법에 정한 것으로 검토해 집행하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이런 내용에 대해 의원들 개별적으로 만났고 의장과도 수차례 만나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량사업비에 대한 도의 완강한 방침이 알려지자 도의원들은 의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도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장단 긴급회의를 열고 예산 심의 등 의회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병기 도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지사 시책추진보전금의 예산서 편성이 안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회에 예산심의권이 있으니 삭감할 것은 하고 도와줄 것은 하자는 것으로, 앞으로 의회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또 “도의원들은 이것도 못하면 설자리 없어진다는 생각에 사생결단의 각오”라며 “이번 추경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연말 본 예산에 가서도 이러면 의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의원들의 심정을 설명했다.
그는 “안희정 지사와 끝까지 잘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도와 의회가 시끄러우면 피해는 도민에게 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상임위원장 있는 자리에서 정무 기능을 상실, 정무부지사 권고 사직을 받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무부지사를 다섯번 불러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결국 집행부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의회 251회 임시회에서는 행자위와 농경위의 추경예산안 업무보고를 받지 않고, 바로 계수조정위원회로 넘기는 등 일부 파행을 겪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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