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학교 교사와 공무원, 고시에 도전하는 이유는 이 분야가 가장 남녀차별이 적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기업체에서 여성 임원은 10%도 채 못미치는 현실이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요.”
김금래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 달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여성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했을 때 남녀차별에 대한 예로 들었던 말이다.
자녀수가 적은 요즘 집안에선 누구나 왕자고 공주다. 학창시절만 해도 여학생들은 남녀차별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끼는 단면은 적은 듯 하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겪는 성희롱, 임금차별, 직종차별 등에서 오는 당혹감과 서러움은 아직도 오로지 여성들만의 몫이다.
우리나라 교과서들만 해도 남녀 차별 단면이 가득한 성인지 왜곡 내용들이 가득하다는 지적이다.
임원정규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딸아이를 데리고 동춘당문화재에 갔는데 남자아이들에게는 한문을 배우게 하고, 여자아이들에게는 다도를 가르치더라”며 “학교 운동장도 축구를 하는 남자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지 여자아이들이 놀만한 공간은 없는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저임금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62.3%에 불과하다든지, 지역의 모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뽑을 때 남자 아나운서는 정규직으로 뽑고, 여자 아나운서는 2년 계약직으로 뽑는 것도 대표적인 남녀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임금 여성의 임금체계를 상향조정하고, 가사노동에 대한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국가의 모든 정책도 성평등 정책으로 전환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여성계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남녀차별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의식과 제도적으로 고착화된 차별은 많이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맞벌이 여성들은 직장일 외에 가사노동, 육아노동에 시달려야 되고, 주말은 물론 일년 365일 계속되는 중노동속에서 직장 일에 대한 압박감, 육아에 대한 중압감까지 겹쳐 힘겨운 삼중고 삶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2면에 계속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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