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가수로 데뷔한 백지영의 이미지는 그만큼 강렬했다. 하지만 백지영의 태생은 '발라드가수'다. 그것도 백지영이 아닌 '백장미'란 이름의.
'발라드 퀸'으로 자리 잡은 백지영이 '내 귀에 캔디' 이후 3년 만에 댄스곡으로 돌아왔다. 백지영은 17일 자정 미니앨범 '굿 보이'(Good Boy)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동명의 댄스곡 '굿 보이'다. 백지영의 댄스곡 컴백에 반전이라는 표현까지 붙었다. 하지만 사실 13년 전 댄스가수로 데뷔했을 때가 더 반전이다.
백지영은 앨범 발표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발라드 곡 '사랑 안 해'로 컴백했을 때 장르를 전환했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사실 데뷔앨범 타이틀곡도 원래는 댄스가 아닌 발라드 '작은 바램'이었다. 이름도 백장미가 될 뻔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백지영이 댄스곡 '선택'으로 데뷔한 데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당시 제니퍼로페즈, 리키마틴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라틴 붐이 일었다. 발라드 곡으로 활동하려던 백지영은 마침 수록곡 중에 라틴 풍 노래가 있었고 급하게 연습해서 타이틀을 바꿨다.
그러니 사실 발라드 곡이 장르 전환이 아니라 댄스곡이 변신이었고 '사랑 안 해' 이후로 제자리를 찾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하지만 댄스곡도 그녀에겐 포기할 수 없는 장르다.
백지영은 “발라드를 너무 오래하다 보니 트렌드에 뒤쳐지고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댄스곡을 해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오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내 귀에 캔디'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데뷔곡이 발라드 곡이었다는 사실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름이다. 백지영은 '백미르' 혹은 '백장미'란 이름으로 데뷔할 수도 있었다.
백지영은 “회사에서 지영이란 이름이 너무 많으니 다른 이름을 정하자고 했다. 회의를 오래 하다 보니 감을 잃었는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이름이 백미르와 백장미였다. 엠블랙 미르는 괜찮은데 백미르는 좀 아니다 싶었다. 고민을 거듭하다 시간을 더 미룰 수 없어 결국 그냥 백지영으로 나왔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당시 선택이 달랐다면 댄스가수 백지영이 아닌 발라드가수 백장미로 데뷔하고 자칫 지금의 '발라드 퀸' 수식어는 다른 가수에게 돌아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장르가 댄스냐 발라드냐는 지금의 백지영에게 중요하지 않다.
백지영은 “사실 데뷔 때야 뭣 모르고 시작했고 활동을 하면서 음악도 더 많이 듣고 공부도 하고 많이 부르다 보니 발라드가 더 좋긴 하다. 그래도 두 장르 다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곡만 좋다면 장르에 관계없이 다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백지영은 김도훈, 방시혁, 전해성 등과 작업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대세로 떠오른 작곡가 이단옆차기와 앨범을 준비했다. 리쌍 개리가 피처링한 선공개곡 '목소리', 비스트 용준형이 피처링한 '굿 보이', '어제보다 오늘 더'가 수록됐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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