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
부자행세를 제대로 하려면 한두 세대에 걸쳐 숙성과정이 필요한데,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그렇게 기다릴 수 없으니 우선 행세부터 하려고 한다. 윤리의식도 없고 질서도 지킬 줄 모르며 교양도 없는, 돈만 많은 졸부는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기 힘들다. 그동안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초석으로 우리는 열심히 일해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한 마리로 어깨를 나란히 선진국 대열에 같이 발맞추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만 성장하고 국민의 교양과 문화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적인 졸부로 전락하게 된다.
옛말에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써라” 는 이야기가 있다. 모든 부분에서 국제적 문화 수준에 미쳐야 만이 정정당당하게 앞장서 나갈 수 있을 것이며 국제적 졸부라는 소리도 듣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국제적응 훈련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어 사고와 행동을 익혀 우리국민이 선진국민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에티켓 매너, 옷차림, 식사, 습관, 화술 등에서 선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출근을 하거나 타사를 방문할 때에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한다. 정장이란 상하가 꼭 같은 천, 꼭 같은 색의 양복에, 흰색 또는 무늬나 색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흰색와이셔츠, 검은색 계통의 양말 착용을 해야 한다. 두발은 항상 청결하게, 귀에 닿지 않는 길이로 잘라 단정한 모습이어야 하고 약속시간은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해외 출장 시 가장 애로를 겪는 것 중의 하나가 식사다. 메뉴를 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식을 선택 할 때 상대방의 조언을 받는 것은 하나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외국인이 한국식당에 와서 메뉴를 묻는다든가, 빈대떡에 식혜를 시켜 먹는다든가, 젓가락 대신 포크를 쓴다고 흉 볼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젓가락 문화이므로 서양식의 포크, 나이프 쓰는데 서툰 것은 하나도 흉이 되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식사를 할 때 젓가락질 못하는 것을 우리가 흉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식사할 때에는 쩝쩝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트림은 하지 말아야하며, 뜨거운 차나 수프를 마실 때 후루룩 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사할 때 소리를 내는 것은 상스러운 짓으로 되어 있다.
보통 명사로서의 '영국신사'는 어떠한 화제가 나와도 3분 이상은 이야기할 수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게는 못 되어도 화젯 거리에 동참하여 공감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출장 갈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릴 것에 대비해, 화제가 정치ㆍ사회, 문화, 경제, 어느 부문이든 현재 세계적,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화젯거리는 상식으로 습득 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과정에 대해 나름대로의 기준이 서 있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할 때, 그는 국제 비즈니스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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