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멜랑콜리아]지구종말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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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멜랑콜리아]지구종말이 아름답다

우울증에 관한 가장 참신한 해석 감독:라스 폰 트리에 출연:커스틴 던스트, 샬롯 갱스부르

  • 승인 2012-05-17 14:09
  • 신문게재 2012-05-18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저스틴은 결혼식을 치른 뒤 언니 클레어가 마련한 피로연에 참석한다. 하지만 그녀는 하객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녀의 이상 행동은 더욱 심해진다. 신랑의 키스를 거부하는가 하면 초면의 남자와 섹스를 벌인다.

'멜랑콜리아'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작품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결과는 커스틴 던스트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게 전부. 고춧가루를 뿌린 것은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입이었다. “내가 진짜 나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히틀러를 이해한다”는 그의 발언은 거센 역풍을 불렀다. 훗날 그는 그게 '나쁜 농담'이었으며 자신이 몇 년 동안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멜랑콜리아'는 우울증에 관한 라스 폰 트리에의 판타지다.

영화는 상반되는 두 성격을 지닌 두 자매를 주인공으로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우울증 환자인 동생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의 무기력이 이끌고, 2부는 사려 깊고 사회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언니 클레어(샬롯 갱스부르)의 변화를 주목하는 것이다. 그런데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행성이 지구로 다가오고 지구는 종말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극한 상황에 대응하는 자매의 심리가 포인트다. 반사회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저스틴은 평온한 반면 사회적인 성격의 클레어는 공포에 휩싸인다. 우리가 모른다고, 우리와 다르다고 외면하고, 남의 일처럼 치부해버리고는 '나는 정상이야'라고 가장하는 태도의 뒤에 감춰진 공포와 우울을 '멜랑콜리아'는 들여다본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아름답고 아주 우아한 그림으로 담아낸다. 그래서 더 우울하다. 원인 모를 증상으로 자기 연민에 빠지고 스스로에게 징벌을 가하는 라스 폰 트리에의 여인들이 이번에도 주인공이다. 그로 인해 가슴을 짓누르는 갑갑증 또한 그대로다. 당신은 이 갑갑증을 즐길 자신이 있는가. 대전아트시네마.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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