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진경찰에 붙잡힌 건강식품 사기단은 6개 조직 72명에 이르는 대규모다. 이들은 건강식품판매점을 차려놓고 관광을 미끼로 노인들을 모아 데려간 뒤 건강식품을 떠안기면서 원가의 10배에 가까운 바가지를 씌웠다. 천하장사 출신 유명인을 내세워 믿을 수 있는 제품인 것처럼 유도하는 눈속임도 동원했다. 이런 수법에 피해를 본 노인이 50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19억 원에 달한다는 게 경찰의 발표다.
피해 노인들은 물질적, 정신적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생 아껴온 쌈짓돈을 사탕발림에 속아 탕진하고 실의에 빠져 있을 노인들의 심정이 오죽 하겠는가. 스스로 물품 값을 부담하기 벅찬 노인들은 가족들과 돈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이런 사기사건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여태껏 근절되지 않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허위ㆍ과장 광고로 건강식품 등을 판매 폭리를 취하는 행위는 노인건강을 위협하는 파렴치범으로 보고 법의 철퇴를 내려야 한다.
건강식품 사기판매뿐이 아니다. 사기도박, 불법 다단계 등 정보에 어둡고, 피해를 입은 뒤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을 노린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전화판매사기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보호원은 세심하게 살펴보고 공짜 사은품을 주는 경우 주변에 물어보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연락처를 끊어버리는 파렴치에 단순히 피해 구제방법만 가지곤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 엄격한 처벌, 적극적인 구제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상습적인 사기판매 악덕업자들에 대해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다든지, 법망이 허술하다면 정비하든지 뿌리 뽑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노인들에게 공경은 못할망정 마음에 상처나 안긴대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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